세계 최강 한국양궁의 비결은 소통이다

입력 2014-04-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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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동아일보DB

양궁협회 “권위는 소통이 바탕” 대전제
대표팀 선발도 소속팀과의 피드백 활발
최종 평가전 한창…철저히 매뉴얼대로

빙상연맹 개혁 자문 등 타 종목 ‘롤모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3월 조직운영과 선수선발 등에 대한 근본적 혁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빙상발전위원회를 출범하고, 4일까지 3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빙상발전위원회를 구성한 10명의 위원 가운데는 대한양궁협회 윤병선 사무국장의 이름이 올라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종의 자문 역할을 맡았다. 양궁협회는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혁의지를 천명한 빙상연맹 김재열(삼성엔지니어링 사장) 회장이 양궁협회 정의선(현대자동차 부회장) 회장에게 직접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궁 관계자들은 “소통을 일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컨트롤타워의 권위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 대표팀과 소속팀 간의 커뮤니케이션

21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선 2014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이 열렸다. 23일까지 진행되는 평가전을 통해 남녀 8명씩의 대표선수들은 4명으로 추려진다. 21일에는 양궁대표팀 감독, 코치뿐 아니라 대표선수들의 소속팀 지도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틈틈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심리적·기술적 조언을 건넸다.

양궁대표팀은 대표 소집 시점에서 소속팀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후에는 매주 소속팀으로 브리핑 자료도 보낸다. 이 자료에는 체력·기술·심리·부상·훈련 내용 등 해당 선수에 대한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 양궁대표팀 장영술 총감독은 “하루에 몇 분을 뛰었는지도 적혀있을 정도로 상세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속팀 지도자들은 대표팀에 선수지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해당 선수에 대해 소속팀 지도자들이 줄줄이 꿰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대표팀 지도자도 이를 언짢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유롭게 토론이 오가고, 선수를 위한 최적의 지도방법이 도출된다. 선수가 슬럼프에 빠질 때는 소속팀 지도자를 선수촌에 초빙해 원포인트 레슨을 맡기기도 한다. 대표팀과 소속팀 간의 소통은 이미 시스템화돼 있다.


● 소통 속에서 확립된 컨트롤타워의 권위

양궁협회는 대표선수 선발 과정과 대회 운영 면에서 잡음이 적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소통과 토론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협회가 컨트롤타워로서의 권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궁협회의 대표선발 방식은 타 종목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꼽는다. 기존의 명성과 외부 압력을 배제하고, 수개월간의 평가전을 통해 철저히 실력 위주로 뽑는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지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피드백 과정을 거쳐 마련한 방식이다.

대회 운영 면에서도 철저히 매뉴얼을 따름으로써 양궁협회 스스로 권위를 유지한다. 대회 본부와 심판부, 경기부, 기록부는 모두 자신들의 매뉴얼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심판부 매뉴얼을 살펴보면 심판들의 시간대별·구역별 행동 요령, 상황별 판정 요령 등이 망라돼 있다. 심판들의 모든 업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초보 심판들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 역시 이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한편 21일 2차 평가전 2회전에선 남자부 이우석(인천체고), 오진혁(현대제철), 구본찬(안동대)이 1∼3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선 정다소미(현대백화점), 장혜진(LH), 홍수남(청원군청)이 1∼3위를 차지했다. 2차 평가전 1·2회전 합계에선 남자부 이우석, 구본찬, 오진혁이 공동 1위, 여자부 정다소미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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