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인기 당황하지 않고 미소 빡! 7년 무명 끝!”

입력 2014-05-0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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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깐죽거리 잔혹사’에서 “유단자인가” 등 여러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오랜 침체기에서 탈출한 개그맨 조윤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깐죽거리 잔혹사’에서 “유단자인가” 등 여러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오랜 침체기에서 탈출한 개그맨 조윤호.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개그콘서트 ‘깐죽거리 잔혹사’로 뜬 조윤호

‘꺾기도’로 한때 반짝인기 후 부진 늪
김원효 등 동기들 보면 포기 생각도…

이젠 동료들·제작진 도움으로 우뚝
이통사 모델까지…나의 최고 전성기


‘갑작스러운 사인 요구에 당황하지 않고, 미소를 빡! 7년 무명 설움 끝!’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지만 개그맨 조윤호(36)에게 그 어둠의 터널은 유독 길었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후 7년 만에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 그에게 요즘의 하루하루는 남다르기만 하다.

조윤호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깐죽거리 잔혹사’에 동료 개그맨 안일권, 류정남, 허민, 이동윤, 이성동과 함께 출연 중이다. 싸움을 책으로만 배운 ‘허당’ 조폭 캐릭터를 연기 중인 조윤호가 무대에 등장할 때면 관객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유단자인가?” “천천히 들어와 봐” “당황하지 않고” “지옥을 본 적이 있나” “빡∼ 끝!” 등 그가 선보이는 대사는 모두 유행어가 된 지 오래. 게다가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스타들만 기용한다는 이동통신사의 모델로도 활약하며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조윤호는 꿈만 같은 요즘의 인기를 가족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그는 “네 살짜리 아들은 CF에 내가 나오면 “아빠! 아빠”를 외치며 깡충깡충 뛰고, 부천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친형은 유명해진 동생이 자랑스럽다며 얼마 전 인물화를 그려 선물로 보내줬다”고 웃었다.

1년 전만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할 풍경이다. 조윤호는 2012년 김준호, 홍인규 등과 호흡을 맞춘 ‘꺾기도’로 얼굴을 알렸지만 그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새로 짠 개그 코너들이 모두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지난해에는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조차 힘들었다. 수입이 없어 적금까지 깨야 했다”고 힘들었던 1년을 돌아봤다.

자신과 반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성광, 김준현, 김원효, 허경환 등 동기들을 바라보면서 “개그맨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다짐도 수없이 했다. 하지만 한없이 나약해져만 가는 그를 다시 무대로 끌어준 이들도 동료들과 제작진이었다.

그의 활약이 돋보이는 ‘깐죽거리 잔혹사’는 지난해 채택되지 못한 캐릭터를 안일권이 새로 준비한 ‘도장깨기’라는 코너와 더하면서 탄생했다. “네 자리는 비워 놓을 테니 빨리 무대로 돌아오라”며 격려해주던 ‘개그콘서트’ 김상미 PD는 조윤호의 캐릭터를 잊지 않고 새 코너에 투입했다. 그의 복귀를 기다리던 동료 개그맨들도 이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윤호 캐릭터에 살을 붙여주는 ‘아이디어 뱅크’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윤호는 “개그는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깐죽거리 잔혹사’를 하면서 단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며 “나 혼자 머리를 굴렸다면 지금의 캐릭터는 절대 탄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개그콘서트’에 출연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개그맨들의 애환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나는 주변의 도움으로 뒤늦게나마 주목을 받고 있지만 ‘개그콘서트’에는 여전히 나와 같은 개그맨들이 많다. 코너 속에서도 주연과 조연의 역할이 나뉜다. 조연이라고 노력을 덜 하거나 준비가 안 된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똑같이 웃음을 주기 위해 애쓰는 개그맨들에게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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