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신재훈 “돌진하는 야크처럼…불황일수록 공격적 마케팅 펼칠 것”

입력 2014-06-0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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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는 지난해 580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경쟁 브랜드들을 제치고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블랙야크의 대약진에는 신재훈 본부장이 이끄는 마케팅본부의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이 큰 몫을 했다. 신 본부장은 ‘민주와 집중’ 스타일의 본부를 조직하기 위해 1년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블랙야크 신재훈 마케팅본부장

계급장 뗀 마케팅본부…민주와 집중 중시
아웃도어 브랜드 빅7 되지 못하면 힘들 것
최고가·최저가 브랜드만 살아남지 않을까
작은 차이가 명품 지름길…디테일로 승부


최근 한 패션 전문매체가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한 것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기업 중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곳은 블랙야크였다. 블랙야크는 2013년 5805억원의 매출과 82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영원아웃도어, 네파, K2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브랜드마다 수치를 집계하는 방법에 차이가 나 명확한 순위를 매기기는 힘들지만 블랙야크가 대약진을 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 같은 블랙야크의 통쾌한 ‘한 방’에는 블랙야크만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블랙야크는 국내 아웃도어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왔다.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고도의 전략이다. “블랙야크의 광고나 홍보카피에서는 ‘감칠 맛’이 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 고객은 물론 미디어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블랙야크 마케팅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재훈(47) 마케팅본부장을 만나 국내 아웃도어시장의 변화와 블랙야크의 마케팅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


● 계급장 떼고 일하는 조직 만드는 데 1년 투자


-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말 그대로 마케팅의 전쟁터다. 분야마다 마케팅의 성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웃도어시장만의 마케팅이라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

“아웃도어시장은 아직 진화가 덜 된 시장이다. 예를 들면 이동통신시장과 비교할 수 있겠다. 10여년 전 아파트 광고를 생각해 보라. 당시 여자 빅 모델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아파트 광고의 남성버전이 요즘 국내 아웃도어 마케팅의 트렌드라고 보면 될 듯하다. 빅 모델과 빅 노이즈. 이게 안 되면 성공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 블랙야크 마케팅만의 강점이 있다면.

“진화와 발전의 스토리를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며 재창조하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는 강력하다. 히말라야와 야크가 우리 자산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은 무궁무진해졌다. 블랙야크의 자산이 100이라고 볼 때, 90은 브랜드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 블랙야크 마케팅 조직이 상당히 독특하다는데.

“본부장보다 팀장들의 권한이 더 많은 조직이다. 팀장들이 회의를 한다고 내 방을 빼앗으면 갈 곳이 없어 사내를 방황하고 다닌다(웃음). 이렇게 조직을 바꾸는 데에 1년이 걸렸다. 우리 마케팅 본부는 ‘계급장’을 떼고 일하는 곳이다. 각양각색의 팀장들이 모여 무지개 빛을 낸다. 이게 우리의 힘이다.”


- 운영방식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직원들이 판단과 중요도에 따라 스스로 팀을 짠다. 결자해지가 원칙이다. 프로젝트를 냈으면 낸 사람이 진행을 한다. 철저하게 ‘민주와 집중’을 따른다. ‘민주’ 단계에서는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아이디어를 낸다. 그러나 협의를 거쳐 결정이 되면 ‘집중’해야 한다. 그때부터는 ‘우리 팀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 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하나에 모두를 거미줄처럼 엮어 놓았다. 이게 비결이다.”


● 빅7에 들지 못 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


- 아웃도어시장이 ‘포화’까지는 아닐지라도 성장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예상을 했고 지난해에 확신이 왔다. 시장은 멈추고 재편될 것이다. 국내 아웃도어시장은 라이프 사이클 상 성장기를 넘어섰다. 이제부터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과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올해부터 1∼2년 정도는 ‘가격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업계 분위기가 과도기를 맞을 것으로 본다. 가격(인하 등)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다가 결국 느끼게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의 기본은 가격으로 해결되지 않는 제품력과 브랜드 가치라는 것을.”


- 시장재편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앞으로 상위 빅7 정도 외에는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신규 브랜드들의 1차 지향목표는 1위가 아닌 상위7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시장이 포화되더라도) 빅7 정도의 브랜드라면 소비자의 구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애매한 중간 브랜드들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오히려 ‘최고가’와 ‘최저가’ 브랜드들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은.

“불황일수록 마케팅은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 어렵고 힘들다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은 바보짓이다. 남들이 줄일 때는 현상 유지만 해도 몇 배의 마케팅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올해 우리 마케팅본부의 슬로건은 ‘The way of No.1 Brand-Detail(넘버원 브랜드의 길은 디테일)’이다. 디테일은 명품을 만드는 최고의 철학이다. 마케팅의 모든 퍼포먼스도 디테일해야 한다. 작은 차이가 완벽한 차이를 만든다. 블랙야크를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마케팅부터 앞장설 것이다.”


블랙야크 신재훈 마케팅본부장은?

1967년 2월22일 인천 출생 /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 현대자동차·LG애드·아이에스엠지에서 마케팅 담당 / 현 블랙야크 마케팅본부장 겸 이사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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