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캐릭터 vs 이태임 베드신

입력 2014-06-0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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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이태임(오른쪽). 사진제공|다이스필름·오퍼스픽쳐스

‘우는 남자’ vs ‘황제를 위하여’
액션 누아르 여배우 활용 대조


거친 남성들의 이야기 안에서 여배우는 어떤 존재인가. 더욱이 격한 액션을 동반한 누아르 장르에서 여배우는 과연 드라마의 감성을 더욱 진하게 받쳐주는 중요한 캐릭터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선보였거나 개봉을 준비 중인 두 편의 누아르 영화 ‘우는 남자’와 ‘황제를 위하여’가 그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한다. 대체로 남자배우들이 선호하고 주로 활약해온 누아르 장르의 영화 속에서 김민희는 성숙한 매력과 실력을 드러낸 반면 이태임은 ‘몸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비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4일 개봉한 ‘우는 남자’의 김민희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주인공 장동건을 중심으로 김희원, 김준성 등 여러 남자들이 일으킨 사건과 사고를 관통하는 인물로 나선 김민희는 음모와 배신이 엇갈린 이야기를 끝맺는 책임까지 맡았다. 특히 김민희의 다양한 감정 연기는 ‘우는 남자’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성공을 향해 내달리는 커리어우먼의 모습부터 아이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모성의 감성까지 노련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김민희를 두고 연출자인 이정범 감독은 “상큼한 모델 같은 이미지로 알고 있었지만 2012년 출연한 ‘화차’를 통해 감정의 깊이가 더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함께 작업해 보니 감정의 굴곡이 굉장히 심한 인물을 소화할 줄 아는 배우였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반면 12일 개봉하는 이민기·박성웅 주연의 ‘황제를 위하여’에서 여주인공으로 참여한 이태임의 쓰임은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속 이태임의 출연 장면은 대부분이 베드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베드신에 전라로 등장하는 그는 심지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 특별한 설명도 없이 종적을 감춘다. 연출자인 박상준 감독은 “남자라면 누구나 끌리는 매력을 지닌 여배우”라고 이태임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이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몸’에만 집중했다.

게다가 이태임은 극에서 차지하는 적은 비중과 달리 ‘황제를 위하여’를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황제를 위하여’ 측이 공개한 ‘19금 예고편’을 채우는 상당 부분은 이태임의 노출이 곁들어진 베드신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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