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투더스카이 “‘함께할 때가 왔다’ 통했다”

입력 2014-06-1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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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있던 5년의 공백은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 뜻 깊은 시간이었다. 5년 만에 재결성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 남성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하늘 높이 비상한다’는 뜻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치투미디어

■ 5년 만에 재결성…제2의 전성기 맞은 플라이투더스카이

‘별로였던’ 첫인상…‘별로였던’ 팀이름
그렇게 첫발을 내디딘 지도 벌써 15년

“환희 생각 많이 나” “역시 둘이 편하다”
홀로 활동하며 함께의 소중함 깨달아

팬들 예상 밖 성원…8월까지 전국투어


남성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요즘 ‘이름 참 잘 지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최근 5년 만에 재결성해 발표한 9집 ‘컨티뉴엄’으로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고, 콘서트를 매진시키는 현상을 두고 주변에서 하는 말이다. 플라이투더스카이(Fly To The Sky)는 ‘하늘 높이 비상하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 “길고, 발음하기 어렵고, 여자팀 같기도 하고, 별로였던” 이름이 “지금 보면 잘 지어진 이름인 것을” 환희와 브라이언은 데뷔 15년 만에 새삼 느끼고 있다.

환희와 브라이언이 처음 만났을 당시, 서로에 대한 첫인상도 사실 “별로였다”고 한다. 브라이언에게 환희는 “단추 푼 교복셔츠에 야구모자 쓴 껄렁한 ‘날라리 고교생’”이었고, 환희에게 브라이언은 “통 큰 힙합바지와 두건, 대형 귀걸이에 단발머리의 ‘HOT 코스프레’”였다. “노래나 춤, 다 잘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환희”와 “조용조용하지만 인사도 잘 안 받는 이상한 브라이언”은 그런 첫인상으로 만났지만, ‘환상의 듀오’의 시작이었다.

2009년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을 내고 “각자 활동해보자”고 헤어졌지만, 지난 5년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아이돌’이라는 소나기를 피해간, 절묘한 ‘휴식 타이밍’이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에 이어 카라가 2009년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고, 포미닛 씨스타 시크릿 등 걸그룹들이 잇달아 데뷔하면서 가요계는 걸그룹으로 뜨거웠다. “좀 쉬어가도 되겠다”는 핑계 아닌 핑계 속에 두 사람은 솔로앨범도 내고 연기도 하고, 병역의무도 마치면서 의미 있는 휴식기를 가졌다.

팀 활동 중단 후 ‘불화로 해체됐다’는 수군거림이 나왔지만 브라이언과 환희, 두 사람은 꾸준히 만났다. 함께 와인도 마시고 각자 사는 이야기를 하며 우정을 나눴다. 만남이 반복되던 중 환희가 전역 6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제 우리 앨범 만들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팀 휴식기 동안 함께 군복무하는 선후배로부터, 함께 운동하는 동료로부터 자주 들었던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언제 나오냐”는 말도 두 사람의 ‘자연스런 재결합 추진’에 힘이 됐다.

“평소 싸우는 일이 있더라도 누가 먼저 ‘미안하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처럼 팀 활동 중단이나 재결성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헤어질 당시엔 ‘각자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고, 재결합도 ‘때가 왔다’는 사실이 서로 통했다.”


두 사람의 솔로활동은 플라이투더스카이로서 이뤄낸 성과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지만, 나름의 소득이 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노래 외 다른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일”이 그것이다. 솔로활동을 하면서 처음 느껴본 무대공포증과 울렁증, 가사를 잊어버리는 ‘부작용’도 겪었지만, 결국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 값진 경험이다.

“혼자 활동하면서 환희 생각 많이 났다.(브라이언) 역시 둘이 하는 게 편하다. 즐겁고.(환희)”

음원차트 정상, 음악방송 1위, 콘서트 매진 등으로 5년 공백을 무색하게 했지만 이들은 컴백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우리의 사운드를 찾는 일”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수집된 100여곡을 수십 번 들으며 9집에 담길 노래를 골랐고, 옛 스타일이 느껴지면서 세련된 편곡으로 “촌스럽지 않은 앨범”을 만들어냈다.

최근 서울 공연을 매진 속에 끝낸 플라이투더스카이는 8월까지 전국투어를 벌인다. 9집 타이틀곡 ‘너를너를너를’로 활동도 계속한다. 컴백을 앞두고 내심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앞으로도 솔로활동과 팀 활동을 병행하면서 오랫동안 활동할 것 같다고 했다.

“가족도 티격태격하다가도 떨어져있음 생각나고, 그렇지 않나. 우리는 그런 사이다. 앞으로도 대중들이 공감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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