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이어폰, 스피커, 키보드….
지금, 내가 갖고 있는 IT 기기가 몇 개나 되는지 한번 세 보자. 매일 이용하는 PC, 스마트폰, 이어폰만 꼽아도 3개가 훌쩍 넘을 것이다. IT 얼리어답터라면 훨씬 더 많은 기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여러 제품을 갖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각각의 기기를 일일이 작동하는 게 귀찮을 때도 있다.
만약 IT 기기들을 리모컨 하나로 작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는 얼리어답터 또는 게으름쟁이를 위한 리모컨이 등장했다. 바로 ‘모본 컨트롤러’다. 모본 컨트롤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와 연결해 화면을 조정하고, 키보드로 타이핑하고, 전화 통화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리모컨이다. 또한 블루투스 리시버 기능을 지원해 이어폰과 스피커, 카오디오 등 음향기기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다.
아담한 크기, 온갖 기능 다 갖췄네
모본 컨트롤러는 이름 그대로 리모컨 모양이다. 길쭉한 바 형태로, 앞면에는 음악을 재생하거나 음량을 조절하는 버튼이 자리했다. 뒷면에는 블랙베리 키보드를 꼭 닮은 쿼티형 키보드가 배치됐다. 키보드가 있는 것을 보아하니, 스마트 기기와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겠다. 키보드 위쪽에 스피커가, 아래쪽에 마이크가, 그리고 키보드에 통화 키가 있는 것을 보니 전화통화도 가능한 제품임을 알 수 있다.
여느 리모컨과 비교하면 크기는 상당히 작다. 한 손에 가뿐히 쥐어질 정도다. 두께는 11mm로 얇고, 무게는 달걀 1알보다 가벼운 45g이라고 한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휴대가 편리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도 화면이 크고, 태블릿PC는 크기가 더 크다. 스마트 기기의 화면이 커서 휴대 시 불편함을 느낀 사용자라면, 모본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
전원 버튼은 왼쪽에 배치됐으며, 버튼을 위로 밀면 켜진다. 아래로 밀면 전원이 꺼진다. 다만, 전원 버튼에 표시가 없다 보니, 처음 사용할 때는 리모컨이 켜졌는지 꺼졌는지 헷갈렸다.
블루투스 2.1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모두 OK
모본 컨트롤러를 쓰려면 스마트 기기와 블루투스 연결해야 한다. 처음 연결한다면, 리모컨 전원을 켜고 ‘OK’ 버튼을 꾹 누르고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를 켜면 ‘Hoppin Remocon’이 나타날 것이다. 이를 터치하면 즉시 연결된다. 모본 컨트롤러는 블루투스 2.1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모두 연결할 수 있다.
시험삼아 스마트폰(갤럭시노트2, G3), 태블릿PC(아이패드 에어)와 연결해보았는데, 모본 컨트롤러는 안드로이드 기기,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었다. G3는 웹서핑 시 검색창으로 이동할 수 없었고, 아이패드 에어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선택하는 것이 되지 않았다. 갤럭시노트2와 연결했을 때는 별 제약을 느끼지 못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스크린 리모컨 기능은 일부 스마트폰 기종에서 사용이 제한될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내 맘대로 화면 조정
스마트 기기 화면을 멀리서 조정할 수 있으니, 스마트 기기를 눈에 가까이 두거나 손에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만약 안드로이드 태블릿 사용자라면 전자책을 멀리서 보며 모본 컨트롤러로 책장을 넘길 수도 있겠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도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음량 조절을 할 수 있다. 화면을 넘기는 속도는 제법 빨랐다.
화면 조정 기능은 셀프 카메라를 촬영할 때 빛을 발했다. 보통 셀프 카메라를 촬영하면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촬영 버튼을 누르느라 정신이 없다. 여러 사람들과 셀프 카메라를 찍을 때는 더더욱 유용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사람들이 다 나오게 하려면 스마트폰을 멀리 들어야 하고, 그러면 촬영 버튼을 누르기가 더욱 힘들다. 하지만 모본 컨트롤러를 연결하자 한쪽 손이 여유로워졌다. 모본 컨트롤러에서 OK 버튼만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를 닮은 쿼티 키보드
쿼티 키보드도 쓸만했다. 스마트 기기가 멀리 있어도 자판을 칠 수 있는 것이 간편했다. 특히, 터치 키보드를 이용할 때 오타를 많이 내던 사람이라면 모본 컨트롤러를 쓰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터치 키보드와는 달리 물리적인 키 하나하나를 누르는 만큼, 타이핑이 좀 더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자체 지원하는 키패드를 사용해야만 하는 점은 불편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아기자기한 이미지의 키보드 테마를 내려받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키패드를 설정했을 때는 모본 컨트롤러 키보드를 쓸 수 없었고, 기본 키패드로 바꾸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무선 통화 가능, 아웃도어 활동 시 유용
무선 통화도 할 수 있었다. 전화가 오면 모본 컨트롤러를 수화기처럼 받고 대화를 하면 된다. 음질은 상당히 좋아서 놀랐다. 제조사에 따르면 HD 통화 음질을 제공한다고. 또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등 mVoIP 통화까지 가능하다. 전화를 받고 끊는 것뿐만 아니라 전화를 거는 기능도 일부 가능하다. 통화 버튼을 길게 누르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로 바로 연결된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전화 받으면 되지, 굳이 모본 컨트롤러를 써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기능은 아웃도어 활동 시 유용하다. 스마트폰은 가방이나 주머니에 보관하고, 스마트폰보다 훨씬 휴대가 편리한 모본 컨트롤러로 통화를 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손에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 화면이 깨지거나 흠집이 날 수 있지만, 모본 컨트롤러는 떨어뜨리더라도 부담이 없다.
모본 컨트롤러 하나면 음향기기를 무선으로 즐긴다?
모본 컨트롤러는 음향기기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블루투스 리시버 기능도 갖췄다. 일반 스피커나 오디오는 블루투스 기능이 없어,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을 연결해서 들을 수 없다. 하지만 3.5mm 오디오 케이블을 모본 컨트롤러의 AUX 입력 단자와 음향기기에 연결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모본 컨트롤러가 블루투스 수신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카오디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다른 곳에 보관하고, 모본 컨트롤러에 이어폰을 꽂아서 들어도 된다.
A/S도 가능
IT 기기를 사용할 때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건 배터리 시간. 모본 컨트롤러의 연속 음악재생 시간은 15시간, 연속 통화 시간은 20시간, 대기 시간은 400시간이다. 사용하면서 배터리가 모자란 적은 없었다. 리모컨을 작동하는 시간 자체도 짧은 편이니, 충전 염려는 내려놓아도 된다.
이런 독특한(?) 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으레 걱정되는 것이 A/S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본 컨트롤러의 A/S는 IT 쇼핑몰 앱토커머스에서 담당하고 있다. A/S 보증 기간은 12개월이다.
IT 얼리어답터,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
혹자는 모본 컨트롤러를 두고 ‘그냥 스마트폰 터치하면 되지, 굳이 저걸 써야 하나’라고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모본 컨트롤러는 평범한 사용자들에게 굳이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IT 기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르다. 멀리서도 태블릿PC나 노트북을 작동하거나,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음향기기를 마음껏 활용하고 싶을 때, 모본 컨트롤러는 조력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외에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 평소 터치 키보드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회의를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쓰임새가 있다. 제품 원가는 9만 5,000원이며, 현재 앱토커머스에서 3만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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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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