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화문·삼성동 거리 응원 이모저모] 여전히 뜨거운 붉은 악마, 하지만 차분했다

입력 2014-06-18 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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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삼성동 월드컵 거리 응원 이모저모] 여전히 뜨거운 붉은 악마, 하지만 차분했다

●…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한국과 러시아전이 열렸다.

이날 태극전사를 응원하기 위해 약 3만 명의 서울 시민이 광화문과 영동대로에 새벽부터 모여 응원 열기를 펼쳤다. 광화문에는 약 1만 2000명의 붉은 악마, 영동대로 일대에는 약 1만 8500명이 모였다.

영동대로는 17일 밤 10시부터 경기 당일은 18일 오후 2시까지 영동대로 왕복 14차선 도로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코엑스 사거리까지 7개 차로를 전면 통제한다.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도 일부 구간 교통통제가 진행됐다.

●…이날 꾸며진 상설무대는 오전 3시 30분 문을 열었다. 새벽부터 치맥(치킨+맥주)를 즐기며 기다린 붉은 악마는 차근차근 1구역, 2구역, 3구역 자리를 메웠다.

●…영동대로 응원의 시작은 김창렬 부터. 오전 4시부터 SBS 파워FM 라디오 ‘생방송 브라질 월드컵 즐겨라 대한민국’이 진행됐다. DJ 김창렬과 방송인 허준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원더보이즈, 딕펑스, 이정, 박현빈, 앤씨야, 레이디스 코드, 걸스데이 등 아이돌 그룹이 참여했다.

이른 새벽이라 그랬을까. 붉은 악마들은 피곤에 잠겨있었다. 하지만 레이디스 코드와 걸스데이가 무대에 등장하자 피곤은 어디갔냐는 듯 자리에 벌떡 일어난 남성팬들이 인상적이었다. DJ 김창렬은 “오늘 대한민국이랑 누구랑 붙는다고요?”라고 물어도 남성들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여기는 광화문. 이날 ‘무한도전’팀과 손예진, 정일우, B1A4 바로, 애프터스쿨 리지, 지상렬과 ‘우리동네 예체능’, ‘룸메이트’ 팀까지…그야 말로 스타들이 모두 붉은 악마들의 성지인 광화문으로 진격했다. 광화문 무대에 선 ‘무한도전’ 응원단은 모두 한복을 입고 나와 인상적이었다. 특히 손예진은 여신 같은 자태를 뽐냈다.

●…다시 여기는 영동대로. 모두들 기다리고 기다린 ‘월드스타’ 싸이가 왔다. 그는 자신의 신곡 ‘행오버’를 언급하며 “여러분이 ‘행오버’를 향해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그 에너지를 모두 태극전사들에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무대와 매너로 영동대로를 장악한 열기를 한껏 올린 싸이는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기는 거다”, “오랜만에 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가수 싸이다”라는 등 명언을 남겼다.

●…오전 7시 조별리그 H조 1차전 한국과 러시아전이 열렸다. 평가전에서 혹평을 받았던 홍명호보가 의외의 선전을 펼치자 영동대로 미디어센터에 있던 기자들도 기사를 마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이들도 붉은 악마다.

●…오전 7시 42분, 태극 전사가 골을 넣으려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영동대로에 설치된 화면이 멈췄다. 단지 ‘네트워크를 찾을 수 없다’는 표시만 떠 있을 뿐. 곧 방송은 복구됐다.

●…전반전 내내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광화문. 태극전사가 공을 잡으면 “와~~~”하며 기뻐하고 러시아가 공을 잡으면 애끓는 탄식이 이어졌다는. 한편, ‘룸메이트’ 팀도 광화문 광장 안으로 들어가 응원을 이어가려 했지만 경찰의 저지에 들어가지 못했다. 굴욕은 아니고 혼잡한 광화문 일대라 안전을 위해 들어가지 못 하게 했다.

●… 매 월드컵마다 화제가 됐던 ‘월드컵녀’다. 경기마다 거리 응원전에서 파격적이거나 독특한 의상을 입고 나타나 시선을 끌었던 일명 ‘월드컵녀’는 등장하지 않았다. 두 달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때문일까. 과격한 응원이나 튀는 관중도 없었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조용하게 경기 관람에만 집중했다.

[동아닷컴 월드컵 특별취재팀]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방지영 기자 dod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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