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빈·윤수현 “트로트계 드로그바가 되고 싶어요”

입력 2014-06-3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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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가 ‘한판 붙자’로 호흡을 맞춘 박현빈(오른쪽)과 윤수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응원에 힘을 보탰던 이들은 이제 ‘트로트’라는 공통분모 아래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활동을 시작한다. 사진제공|인우프로덕션

■ ‘월드컵 듀오’ 박현빈·윤수현, 따로활동 개시

박현빈 “‘한판붙자’ 아쉽지만 이젠 ‘쾌지나칭칭’”
신나고 익살스러운 한국 최초 랩 트로트 선보여
‘제2의 장윤정’윤수현 ‘천태만상’으로 홀로서기


월드컵 응원가 ‘한판 붙자’로 의기투합했던 가수 박현빈과 윤수현이 한국 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따로 활동’에 나선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판 붙자’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하고 듀오로 활동했던 박현빈과 윤수현. 두 사람은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서울 광화문과 영동대로에 마련된 특설무대에 올라 응원무대를 펼쳤지만, 끝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시한부 ‘듀오 활동’을 끝냈다.

박현빈은 이 앨범에 수록된 ‘쾌지나칭칭’, 윤수현은 ‘천태만상’으로 각각 활동을 이어간다. ‘쾌지나칭칭’은 박현빈 특유의 흥이 느껴지는 신나는 트로트 곡이다. 익살스런 내용의 ‘천태만상’은 “한국 최초로 시도된 랩 트로트” 노래다. 윤수현은 “아이돌의 랩을 따라하고 싶은 분들은 ‘천태만상’ 랩을 따라하면 대리만족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소개한다.

8강을 목표로 했던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남지만 두 사람에게 ‘한판 붙자’는 의미 있는 활동을 만들어줬다.

박현빈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2개월 앞두고 발표한 데뷔곡 ‘빠라빠빠’로 당시 월드컵 응원무대를 누비며 싸이, 윤도현과 ‘응원 3파전’을 벌일 정도로 주목받았다. 월드컵 응원무대로 처음 자신을 알렸던 박현빈에겐 첫 월드컵송 ‘한판 붙자’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한판 붙자’로 많은 무대에 서지 못해 아쉽지만, 이 노래는 이번 월드컵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대한민국 응원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부를 곡이라는 생각에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박현빈)

브라질 월드컵 개막 3개월 앞둔 3월 데뷔앨범을 내고 ‘삐에로’로 활동하던 윤수현은 이번 ‘한판 붙자’로 3만 명이 몰린 대형무대에 오르는 값진 경험을 했다. 월드컵 직전 데뷔앨범을 냈다는 공통점을 가진 박현빈은 윤수현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며 ‘대형무대’에 대한 적응을 도왔다. 데뷔 당시 장윤정과 동반 활동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던 박현빈은 선배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후배에 돌려주는 셈이다. 윤수현은 박현빈의 도움 속에 ‘제2의 장윤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외모부터 장윤정을 닮은 윤수현은 장윤정이 진행을 맡았던 2007년 MBC ‘대학생 트로트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여유 있는 무대매너를 보인 점도 장윤정과 닮았다.

윤수현은 “‘제2의 장윤정’, 이보다 더 좋은 수식어는 없다”며 기뻐했지만 “‘천태만상’으로 트로트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 그리고 ‘제1의 윤수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당찬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윤수현에 앞서 여러 신인 트로트 여가수들에게도 ‘제2의 장윤정’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제2의 박현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끝난 엠넷 ‘트로트 엑스’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던 박현빈은 “그 어떤 오디션 프로보다 다양하고 열정이 강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가장 다양한 연령대를 포괄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접하면서 ‘트로트는 역시 우리의 음악’이란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좋은 노래가 있고, 실력 있는 신인이 있어도 보여줄 무대가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빨리 많은 남자후배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종식시킨 축구선수 드로그바를 두고 ‘드록신’이라 하지 않나. 나는 ‘트로트계 드로그바’가 되고 싶다. 나로 인해 실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더 많은 트로트 무대가 생기도록 노력하겠다.”(박현빈)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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