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민규 “‘원나잇온리’ 베드신, 여자라 생각하고 했다”

입력 2014-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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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민규는 “두 살 연상 곽지민과 로맨틱 코미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훤칠한 키에 조막만한 얼굴, 여기에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유민규는 잘나가는 꽃미남들의 외적인 조건을 고루 갖춘 배우다. 그렇지만 ‘유민규’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 신인에 불과하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나의 트렌드가 된 모델 출신 꽃미남 배우가 아닌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우수업을 받고 있다.

유민규는 지난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데뷔한 뒤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주군의 태양’, OCN ‘처용’ 등 단역과 조연을 넘나들며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MBC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지상파 장편드라마에 도전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유민규’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다.

“늘 단역만 했던 터라 8개월간 한 작품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에요. 뒤늦게 합류한 탓에 걱정도 많이 했어요. 특히 선배님들과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극 중 엄마로 등장한 견미리 선생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죠. 고맙고 감사한 분이세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 모자로 출연하고 싶어요.”

이번 작품에서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 강기준을 연기한 유민규가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극 후반 오윤나(곽지민)가 강기준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 이태리(견미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기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이 사실을 모른 채 윤나를 사랑했던 기준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에서 유민규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사실 초반 등장분을 제외하고 분량이 많이 사라졌어요. 분량이 점차 줄더니 안나오는 회차도 있더라고요. 진짜 ‘멘붕’(멘탈붕괴)이었죠. 연기를 그만둘까도 고민했던 것 같아요. 기대가 커 실망도 컸다고 생각해요. 신현창 감독님이 다잡아 주지 않았다면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었을 거예요. 다시 한 번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배우 유민규.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빛나는 로맨스’를 마친 유민규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첫 스크린 주연작 ‘원나잇온리’가 개봉하면서 많은 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이 작품은 스무 살 게이 청년 세 명이 수능시험을 본 날 만나는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내용을 담은 동성애 영화. 보기와 달리 상남자 스타일인 유민규에게 동성과의 감정신은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베드신 수위가 높았어요. 머리에선 이해되는데 막상 하려니 힘들더라고요. 그때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다시 하라고 하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능숙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기회가 주어지면 다시 해보고 싶어요.”

데뷔 초 ‘강동원 닮은꼴’로 주목을 받은 유민규. 한때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민망해했다. 유민규는 “주위에서 ‘네가 강동원이냐’며 놀리더라. 어릴 때는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강동원 선배님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검색어 1위에 오른다면 대작 캐스팅으로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모델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제는 한류스타로 우뚝 선 김우빈과 이종석을 비롯해 안재현, 홍종현, 김영광 등이 배우로 활약 중이다. 그리고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모델 활동을 펼쳤던 유민규는 “배우 유민규로 팬들에게 다가서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제 이름 앞에는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어요. 모델 출신이라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 않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당당히 서고 싶어요. 차승원 선배님처럼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민규 인터뷰.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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