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랑이야’ 출판사 직원은 누구“…남동현이 연기하는 이유

입력 2014-07-26 0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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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첫 드라마에 도전한 연기자 남동현(24).

24일 2회에서 극중 작가 역인 조인성의 출판사 직원으로 첫 등장했다. 이름도 없다. 그냥 출판사 직원으로 불린다.

그렇다고 섭섭하지 않다. 잠깐의 출연이었지만 어려웠던 시절 큰 힘이 되어준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초조하지도 않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학창시절 남동현은 파일럿이 되는 게 꿈이었다. 항공업에 근무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항공대를 목표로 비행기 조종사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재수를 하게 되면서 남동현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진짜로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이 파일럿이었을까. 이 생각은 뇌리를 스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남동현을 다른 길로 이끌었다.

“우울증 증세로 공부도 하지 않고 방에서 나가지도 않았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거의 두 달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 10편 이상의 드라마를 봤다. 그런데 드라마 속 인물은 저보다 더한 상황이더라. 치유 받은 이 기분을 다른 사람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하고 싶어 연기자가 되는 보통의 지망생들과 이유가 달랐다. 드라마가 “죽어있던 자신을 살아나게” 한 이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싶다는 생각에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바로 연극영화과를 목표로 입시학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의 준비로 합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재도전 끝에 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 입학해 현재 재학 중이다.

그간의 어려움을 겪고 2010년 한 소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좋은 기회를 얻어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자신의 필모그래피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첫 작품부터 주인공을 맡았다. “목석같다”는 평가는 연극이 끝나고서 “연기에 자질 있다”로 변했다. 남동현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 마디였다.

힘을 얻어 영화 ‘미스 고’ ‘좀비스쿨’ ‘방문자’ 등에 단역으로도 출연했다.

하지만 드라마 출연의 기회는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오디션의 벽을 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넘더라도 주어지는 것은 작은 역할이었다. 그렇다고 분량이 적은 것에 불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연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현실이 버거웠다.

“단역의 한 마디로는 저의 연기를 보여주기가 힘들다는 걸 알았다. 단역에서 조연, 조연에서 주연. 단계별로 올라서야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더라.”

연출자들은 검증받지 못한 연기자에게 큰 역할을 맡기지 않는다. 연기력 대신 인기가 뒷받침되면 어느 정도 회복 가능하다. 그래야 대중의 호기심을 살 수 있다.

남동현은 “연기를 잘 하다보면 당연히 인기도 생기고 인지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생각이 뒤바뀌게 된다면 저는 초심을 잃은 것이다”고 말한다. “잘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큰 것은 단순히 연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는 “배움과 익힘이 즐거워” 바이올린 학원을 다니고 요가도 배운다. 검도는 어린 시절 익혔다. 친구 따라 유도도 배웠다. 지금도 하고 싶지만 집 근처 유도장이 없다며 웃는다. 기회만 노리고 있다.

‘괜찮아, 사랑이야’에 언제 또 다시 출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믿고 기다린다. 지금까지 5년을 준비해왔던 것처럼 앞으로 5년을 내다보고 있다.

“돌아보니 지난 5년이 수월하지 않았음을 알았다. 인간 남동현으로서, 연기자 남동현으로서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많은 것을 배웠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제 몸의 긴장감을 덜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서른 전의 이야기다. 빠른 시일에 군 입대 문제를 해결하고 제대했을 때 3년이 남아있길 바란다. 그렇게 서른 살을 맞이하고 싶은 바람이다. 본인 스스로 이때가 “연기자 남동현의 적기”라고 믿고 있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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