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승부사 사재준이 돌아왔다

입력 2014-09-02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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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상대 맨 꼭대기에서 서게 돼 정말 기쁘다. 경정팬들에게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우승으로 생긴 자신감으로 연말 그랑프리 우승도 노려보겠다.”

‘미사리 승부사’ 사재준(40ㆍ2기)이 돌아왔다. 사재준은 8월 28일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이하 이사장배) 대상경정 결승전에서 우승했다. 2006년 12월 열린 경정 최고 대회인 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른 후 무려 7년 8개월 만에 들어올린 대상 트로피였다.

수원대 체육학과 시절 교수의 권유로 2002년 경정에 입문한 그는 2005년 최고대회인 그랑프리에서 준우승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2006년 40승, 2007년 34승을 올리며 줄곧 최상위권을 달렸지만 2008년 슬럼프에 빠졌고 침체기는 2009년까지 계속됐다.

잊혀져가던 이름을 팬들에게 다시 각인시킨 건 2011년 스포츠월드배 대상 3위에 오르면서다. 여세를 몰아 그해 그랑프리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도 상금 1억원을 돌파하며 건재를 증명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랭킹 49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들어서도 사재준은 번번이 대상경주 진출에 실패했다. 랭킹 18위까지 본선 출전권이 주어지는 이번 이사장배에서도 랭킹 14위로 힘겹게 자격을 얻었다. 김종민, 손지영 어선규 등 스타급 선수들에 가려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그는 예선과 준결승에서 3위를 차지하며 보란 듯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선 불리한 5번 코스에 배정됐지만 레이스가 시작되자 빈 공간을 파고드는 휘감아찌르기로 선두에 나선 뒤 그대로 1위로 골인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500만원을 챙기며 단숨에 상금랭킹 7위로 뛰어올랐다. 불혹의 베테랑 선수의 선전으로 배당판도 출렁였다. 쌍승 151배, 복승 63배, 삼복승 68배로 빅매치에선 보기 드문 고배당이 기록됐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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