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벗은 서태지…타협인가, 전략인가?

입력 2014-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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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컴백하는 서태지가 대중과 소통하며 ‘신비주의’를 벗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에 ‘현실과의 타협’인지, ‘마케팅 전략’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스포츠동아DB

■ 불가피한 선택? 영리한 마케팅?

내달 컴백 앞두고 ‘해피투게더’ 출연 등
전과 다른 대중친화적 파격 행보 눈길

“드러난 사생활…이젠 신비주의 안 통해”
“시대 흐름에 맞춘 전략이다” 의견 분분

서태지의 10월 컴백 키워드는 ‘탈(脫) 신비주의’다. 이지아와 겪은 이혼 소송 이후 재혼과 득녀 그리고 비밀스럽기만 하던 거취가 빈번히 노출되면서 서태지를 ‘문화대통령’으로 지탱해온 ‘신비주의’는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크쇼 KBS 2TV ‘해피투게더’ 출연을 확정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 출연설이 나오면서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겠다”는 서태지 측 계획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20여년을 지켜온 ‘신비주의’를 하루 아침에 벗으려는 서태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이젠 신비주의가 통하지 않게 됐으니, 대중과 친밀한 소통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냐’ 혹은 ‘서태지는 영리한 마케터이니, 시대 흐름에 맞춘 나름의 전략이다’는 것이다.

친밀한 소통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은, 비밀결혼과 이혼, 재혼 등으로 이어진 개인사가 자신을 우상으로 떠받들던 열혈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면서 이제 ‘마니아’들보다 대중의 폭넓은 지지가 절실할 것이란 추론을 근거로 한다. 산후조리원에 있는 아내를 위해 제과점을 찾는 모습이 파파라치 매체에 포착된 것을 두고 ‘평범해진’ 서태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서태지의 행보를 ‘전략’으로 보는 측의 시각은 다르다. 시대의 흐름, 트렌드를 읽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서태지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시선이다. 2008년 8집 발표 당시 서태지가 수록곡을 세 장의 싱글을 통해 먼저 선보이고, 이후 앨범을 내는 과정을 1년에 걸쳐 진행했던 것 역시 싱글 시대에 맞춘 전략이었다. 이번에도 서태지는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중친화적 행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서태지 측은 “10월9일 ‘해피투게더’에서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지켜보면 지금까지 행보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태지가 ‘해피투게더’에 단독으로 출연하는 것을 두고 ‘특별대우’라는 시각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그가 자신의 ‘위치’를 많이 내려놓은 모양새라는 점이다. ‘해피투게더’는 서태지를 위해 기획된 특별프로그램도 아니다. 더욱이 서태지는 이를 방송사 측에 요구하지도 않았다. 서태지는 2004년 7집 당시 SBS ‘최수종쇼’에 단독으로 출연, 첫 토크쇼를 경험했다. 8집 컴백 때도 MBC는 특집 ‘서태지 컴백 스페셜-북공고 1학년 1반 25번’을 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피투게더’ 출연은 ‘서태지로서도 파격적인 행보’라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한편 서태지의 9집 타이틀곡은 10월 컴백 콘서트 제목과 같은 ‘크리스말로윈’으로 밝혀졌다. 할로윈과 크리스마스를 합성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서태지는 10월 ‘할로윈’ 시기에 컴백해 12월 크리스마스에 활동을 끝낸다는 것으로 작명의 배경을 유추해볼 수 있다. 서태지는 사흘에 걸쳐 경기도 광주의 한 세트에서 ‘크리스말로윈’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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