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 “10년의 무명배우 생활, 내 욕심에서 비롯됐다”

입력 2014-10-0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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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성혁이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로 10년 만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대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욕심을 목표로 바꾸면서 연기를 제대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

■ MBC ‘왔다 장보리’ 성혁의 연기인생

극중 ‘복수男’ 캐릭터로 시청자 사랑 듬뿍
욕심만 부렸던 20대는 바닥같은 시간…
기회조차 없었지만 내려놓으니 여유 생겨


연기자 성혁(30·홍성혁)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그 무대다.

극중 성혁이 맡은 문지상은 버림받은 연인(연민정)에게 복수하며, 딸(장비단)에게 자신의 존재를 감출 수밖에 없는 인물. 극 초반 여자에게 매달리는 ‘찌질’함의 캐릭터가 이제 입체적으로 변화하면서 성혁의 연기도 생기를 띄었다.

연기를 시작한 지 햇수로 10년 만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난 10년의 세월이 그에게 각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성혁은 2005년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해 2010년 ‘결혼해주세요’를 끝낸 뒤 이듬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성혁에게 20대는 혼란스러웠을 정도로 “바닥 같은 시간”이었다.

“연기자로서 변변치 못하게 살아가는 게 바닥이지 않나. 연기의 공백이 있더라도 제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대중이 알게끔 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꼬박 10년을 그렇게 보냈다.”

그토록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 성혁은 과유불급을 떠올렸다.

“욕심과 성공은 반비례하나보다. 입대 전 작품인 ‘결혼해주세요’에 욕심을 품었더니 잘 되지 않았다. 10년을 되돌아보면 욕심만 부렸다. 군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런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자연스레 여유도 생기고 생각의 폭도 넓어졌다.”

이런 깨달음이 없었다면 성혁은 부질없이 세월을 보냈을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성혁은 “‘벼락스타’든, 아니든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대중이 몰라보는 것보다야 당연히 낫지 않나. 그래도 ‘벼락스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지 않냐”며 살짝 미소를 내보인다.

성혁은 극중 딸 역의 김지영과 진짜 ‘부녀’처럼 촬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성혁은 진정성을 담은 연기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자신은 100%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지만 시청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연기가 아니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것 역시 10년의 체험학습의 결과다. 돈 내고 배울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살 수도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 똑같지 않은, 분명 다른 문제로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40대에도 마찬가지일 테고. 그때마다 저는 새로운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겠다.”

‘왔다! 장보리’ 이후 11월 방송 예정인 KBS 1TV ‘사랑인가봅니다’의 주인공으로 이미 캐스팅된 성혁은 자신의 나이를 떠올리며 새로운 사랑에 대한 바람을 말했다.

“연애 안 한 지 3년 됐다. 결혼은 늦게 하고 싶지 않다. 서로 다른 환경의 두 사람이 함께 맞춰가며 살아가는 의미가 굉장하지 않느냐”며 웃는 모습에서 설렘의 떨림이 살짝 드러났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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