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강원랜드 신임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입력 2014-11-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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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희 강원랜드 8대 대표이사.

“개선장군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9개월 넘게 비어있던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전날, 강원랜드 노조가 낸 성명의 일부다. 매출 1조4000억원이 넘는 거대 공기업이면서도 2월초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경영진 공백을 겪었던 강원랜드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사장을 맞았다. 법조인 출신으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사진) 강원랜드 8대 대표이사가 14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기다렸던 신임 사장을 맞은 강원랜드의 직원들과 지역사회는 지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함 신임사장은 강원도 출신으로 법조계와 정계에서 명성을 쌓았지만, 강원랜드와 같은 레저·게임산업의 전문경영인은 아니다. 전임 사장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을 겪었던 직원과 지역사회는 함 신임사장이 정치인으로 쌓아온 이력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걱정은 “‘강원랜드 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어떠한 공직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을 해 달라”는 노조의 성명에 잘 담겨 있다.

물론 다른 편에서는 함 신임사장이 각종 대형비리사건을 담당한 검사 시절 보여준 깔끔한 일솜씨가 경영에서도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친박 인사’라는 일부의 논란에 대해서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할 말 할 수 있는 힘 있는 사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강원랜드가 처한 안팎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사장이 없는 동안 방만경영 공기업으로 거론되며 바닥에 떨어진 3600여 직원들의 사기를 곧추세워야한다. 강원랜드의 설립취지이기도 한 폐광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소통과 함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지금 국내 레저산업에는 복합리조트라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종 복합리조트를 자부해 온 강원랜드로서는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중 어느 쪽이 맞고, 어느 쪽이 틀렸는지는 어떤 경영행보를 펼치고, 어떤 성과를 얻느냐에 달렸다. 기왕이면 우려가 ‘괜한 기우에 불과했다’는 평가로 끝나길 바라는 것은 아마 강원랜드와 지역사회 대부분의 마음일 것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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