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님아’ 흥행돌풍…홀로된 할머니 걱정되네

입력 2014-12-1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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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사진제공|아거스필름

박스오피스 1위…관객들 사적 관심 커져
‘집으로’ 할머니처럼 일상에 악영향 우려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님아·사진)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폭발적 반응이다.

12일부터 14일까지 ‘님아’(감독 진모영·제작 아거스필름·님아)는 50여만 명을 모아 누적관객 9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박스오피스 1위이고, 동시에 역대 한국 다양성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스크린수와 좌석점유율 등을 고려해 스코어를 예측할 수 있는 상업영화와 달리 폭발력 강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수요는 짐작하기 어렵다. 때문에 ‘님아’의 기록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연말 극장가에선 ‘반전의 승작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지만 정작 제작진은 이 상황을 온전히 즐길 수만은 없다. 관객이 늘어나고, 뜨거운 관심이 모아질수록 영화 주인공인 고 조병만 할아버지와 혼자 남은 강계열 할머니를 향한 ‘사적인’ 호기심도 커지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우려는 ‘님아’의 인기로 인해 주인공까지 유명해지면서 각종 매체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는 일이다. 관객들이 주인공이 사는 집을 찾아가 만남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도 따른다. 실제로 ‘님아’ 제작진은 주인공 집의 위치를 묻는 문의를 자주 받고 있다.

조 할아버지와 강 할머니, 그 가족은 ‘님아’ 촬영을 승낙하던 2012년 당시 ‘영화가 유명해져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제작진에게 당부했다. 앞서 유승호가 주연했던 영화 ‘집으로’의 주인공 할머니가 흥행에 따른 과도한 관심으로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일을 조 할아버지와 강 할머니 가족 역시 우려한 탓이다.

연출자인 진모영 감독은 개봉 이후 관객과 만나는 자리마다 “영화는 영화로만 봐주길 부탁한다”고 정중하게 요청하고 있다. 촬영지에 대한 질문도 받지만, 같은 이유로 구체적인 지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님아’의 한 제작관계자는 14일 “일반인이고 고령인 할머니를 향한 호기심이나 관심이 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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