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하면 역시 옷!’ 의류 등 패션 상품이 올해 홈쇼핑 3사의 히트상품 리스트를 점령했다. 9월 롯데홈쇼핑이 업계 단독으로 론칭한 ‘아지오 스테파니’ 의류는 50만개가 팔려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패션제품 강세 속 알뜰구매가 대세.’
올해 홈쇼핑을 통해 나타난 소비 트렌드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홈쇼핑에서 실용적인 상품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올해(1월1일∼12월9일) 가장 많이 팔린 히트상품 ‘톱10’과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3사 모두 패션 제품이 히트상품 리스트의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실용적이며 검증된 스테디셀러들이 인기를 얻는 등 불황형 실속구매 경향이 뚜렷했다.
지오송지오(1위)-아이오페 에어쿠션(8위)
● CJ오쇼핑 : 화려함보다 검증된 실용상품 인기
히트상품 전체 10개 중 8개를 차지할 만큼 패션 제품의 강세가 거셌는데, 개성 넘치는 화려한 아이템보다는 활용도 높은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다양한 옷과 매치하기 쉬운 모노톤의 의류가 사랑을 받았다. 불황기에 부담 없이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색상이라는 점이 인기비결이라고 CJ오쇼핑은 분석했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국내패션 브랜드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대표적이다. 지오송지오의 모노톤 롱 니트는 무려 75만개나 팔렸다. 2위 ‘에셀리아’와 3위 ‘바이엘라’ 등도 간결하고 기본적인 디자인의 그레이 색상이다. 뷰티제품에도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이어졌다. ‘불황엔 색조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히트상품 8위의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포함된 색조화장품 카테고리의 주문이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또 집에서 직접 피부와 머리를 관리할 수 있는 ‘셀프 미용’ 브랜드의 약진도 돋보였다.
맥앤로건 롱코트(1위)-세제혁명(6위)
● 현대홈쇼핑 : 패션·뷰티 과감, 생활용품 알뜰
패션·뷰티 브랜드가 히트상품 1∼6위를 휩쓴 가운데 불필요한 지출을 아끼고 자기 자신을 꾸미는 데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가치소비’ 현상이 두드러졌다. 디자이너 브랜드,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 10∼20만원대의 고급 의류와 10만원 후반대 속옷이 큰 인기를 끌었다.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은 20만원대 오리털 코트와 10만원대 양가죽 워커 등이 주목을 받으며 히트상품 리스트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를 차지한 의류 브랜드 ‘안지크’도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살려 큰 호응을 얻었다. 속옷도 고급 언더웨어 제품이 인기다. 4위를 차지한 ‘비비안 로즈버드’는 누드톤의 스킨 컬러와 노와이어의 편안한 착용감을 앞세워 16만원대의 고가에도 40만4000세트가 팔렸다. 반면 패션을 제외한 카테고리에서는 3만원대 세탁용 세제와 후라이팬 세트, 5만원대 견과류 제품 등 10만원 미만의 실속형 상품이 톱10에 올랐다.
● 롯데홈쇼핑 : 업계 단독·중소기업 상품 강세
롯데홈쇼핑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과 잠재력을 가진 중소기업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히트상품의 50%를 차지한 패션제품은 모두 업계 단독 판매였다. 50만개가 팔려 1위에 오른 ‘아지오 스테파니’ 의류가 대표적으로, 9월 롯데홈쇼핑이 단독으로 론칭한 상품이다. 각각 5, 6위에 오른 ‘노케제이 블루라벨’ 의류와 ‘마레몬떼’ 속옷도 독점 판매 상품. 우수한 기술력의 중소기업 뷰티제품들도 저력을 보였다. 4위의 ‘허니블룸 by 태양’의 트리트먼트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매진 25회를 기록했다. ‘SS샤이니’의 볼륨 고데기는 빗기만 하면 드라이와 웨이브가 동시에 완성되는 기능을 앞세워 7위에 올랐다. 이와 더불어 간편함과 멀티 기능을 강조한 뷰티 제품들이 눈에 띄는 판매율을 보였다. 히트상품 2위에 오른 ‘아이오페 에어쿠션 RX’는 파운데이션, 미백, 선블록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메이크업 제품이다. 멀티쿠션 파운데이션 제품 ‘베리떼’도 9위에 올랐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