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명세터 출신인 한국전력 신영철(사진) 감독은 박사학위 소유자답게 배구 이론에 해박하다.
신 감독은 “세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손가락 끝 두 마디”라고 했다. “토스의 구질은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세 손가락의 끝에서 결정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지손가락과 손목이다. 손목이 뒤로 젖혀지면 공 끝이 살지 못하고 죽는다. 방향성이나 회전에서 공격수가 치기 힘든 구질이 된다. 부드럽게 공을 잡자마자 쏴주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 감독에 따르면 좋은 세터와 나쁜 세터를 가르는 기준은 나쁜 리시브가 왔을 때다. “나쁜 세터는 어려운 공이 왔을 때 공을 내던지듯 한다”고 했다. 신 감독이 권준형에게 맨투맨 교육을 통해 가장 강조하는 내용이다. 세터는 손가락으로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보내는 일을 잘해야 좋지만 정작 좋고 나쁜 토스는 무릎과 허리에 의해 결정된다.
신 감독은 춤을 예로 들었다.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상체만 움직이지 않는다. 하체와 허리를 잘 이용해야 춤이 멋있다. 토스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토스는 머리 위에서 하는 오버핸드 토스인데 대부분의 세터들은 머리 앞에서 한다. 틀린 자세다. 정수리 위에서 공을 받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허리와 하체를 잘 이용해야 백토스가 좋아진다. 지금 우리 세터들이 백B, 백C 토스를 못하는 이유가 하체사용과 허리, 공을 잡는 위치의 문제”라고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