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말결산③] ‘비긴 어게인’, ‘님아, 그 강을…’ 등 다양성영화들의 활약

입력 2014-12-3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4년 극장가의 키워드 중 하나는 ‘다양성영화’다. 올해는 작은 영화들의 활약이 수면 위로 떠올라 눈길을 끈다.

그 중 가장 도드라졌던 영화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다. 8월에 개봉해 342만 명의 관객을 모은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은 올해 개봉한 외화 중 흥행 순위 아홉 번째이며 최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정상을 차지하기 전까진 월등한 차이로 다양성 영화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 그리고 마룬5의 애덤 리바인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비긴 어게인’은 극중 삽입 음악 역시 대박을 터트렸다. ‘로스트 스타(Lost Star)’, 등이 온라인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올랐다.

연말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76년을 해로한 노부부가 죽음으로 이별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한국 다큐멘터리 중 히트를 쳤던 ‘워낭소리’의 기록인 293만 명을 개봉 39일 만에 가뿐히 제치고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정상을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흥행 역주행을 하며 독립영화에겐 단호한 멀티플렉스의 굳힌 문을 열게 하는 쾌재를 불러 일으켰다.


그 외에도 수많은 다양성 영화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국내 작품 중에는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의 뛰어난 연출력과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김진무 감독의 ‘신이 보낸 사람’,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 그리고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이다.

1급 정치범으로 아내와 함께 수용소에 끌려왔던 철호(김인권)가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남조선으로 탈북을 결심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42만 425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화제를 이끌어냈다.

17살 나이에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누구에게 도움 받지 못하고 홀로 세상을 살아가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한공주’는 2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호평을 자아냈다. 개봉 당시 독립영화지만 박스오피스 4~5위권에 들면서 개봉 9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최단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극중 주인공인 천우희는 충무로 여배우의 기근 시대에 잠시나마 단비를 내리게한 기쁨의 존재였고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됐다.

대학교 캠퍼스의 퀸카를 차지하기 위해 족구에 몰두하게 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족구왕’은 ‘족구’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사용해 관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주연배우 안재홍은 대종영화상, 청룡영화상 등에서 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는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해외 영화로는 독특한 미장센과 이야기로 77만 명의 관객을 모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그녀(Her)’ 등도 관객들의 예술적 감성과 호기심을 채웠다는 평을 받으며 사랑 받았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