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브로큰’ 졸리, 日 우익 보이콧에 “전쟁 실상 보여줘야 한다” 소신 발언

입력 2015-01-02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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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언브로큰’이 개봉일을 7일로 확정했다.

안젤리나 졸리의 첫 상업 영화 연출 작품으로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언브로큰’이 기존 8일보다 하루 먼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언브로큰’은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에서 제2차 세계대전 공군으로 그리고 47일간 태평양을 표류를 거쳐 850일동안 일본의 전쟁 포로 생활을 겪고도 살아남은 실존 인물 루이 잠페리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는 상영 전부터 일본 극우 단체의 반발로 인해 위기를 맞는 듯 했다. 극우 단체는 영화의 상영 금지를 요청하고 안젤리나 졸리의 입국을 반대하는 등 거세게 반응했다.

논란은 루이가 850일 간 일본 포로 수용소에서 모진 고난을 겪는 장면을 두고 이 단체가 안젤리나 졸리에게 비난을 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또한 포로 수용소의 악랄한 감시관 ‘새’를 맡은 록스타 미야비가 재일교포 3세 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일본 극우 단체는 안젤리나 졸리를 ‘한국의 사주를 받은 반일 운동가’라고 폄하하기도 했다고.

실제로 최근 일본의 한 서명운동 사이트에 등록된 ‘언브로큰’의 상영 보이콧을 요구하는 탄원서에는 무려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지를 표했다. 이들이 안젤리나 졸리의 일본 입국 금지와 일본 추방까지 주장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대돼 일본을 넘어 국내와 미국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예상을 넘어선 일본 내의 과격한 움직임에 외신들도 앞다퉈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현지 언론 USA 투데이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 감독은 일본에서의 ‘언브로큰’에 대한 반발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졸리는 “‘언브로큰’은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우리는 도쿄 대공습을 비롯한 전쟁의 모든 실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것은 또한 전쟁 포로로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낸 루이 잠페리니의 경험이기도 하다. 우리는 결국 전쟁에서 고통 받았던 모든 사람들을 영화로 보여주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국인 전쟁 포로들을 위해 운동했던 일본인 작가 키누 토쿠도메 또한 “이 영화는 전쟁 포로들이 실제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본인들이 진실을 마주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고 세계적 거장 코엔 형제가 각본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언브로큰’. 영화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공중 전투, 드넓은 태평양에서의 표류 그리고 일본 포로 수용소까지 사실감 있게 재현했다.

지난주 북미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스코어 1위를 차지하며 국내에서도 기대작으로 떠오른 ‘언브로큰’은 7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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