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갑질 논란…11명의 ‘장그래’는 오늘도 슬프다

입력 2015-01-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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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습사원 전원해고…일 커지자 전원합격.

입점 딜 계약 등 정상적 업무수행 불구 해고
불매운동 등 여론악화되자 전원합격 말바꿔
위메프 해명불구 수습직원들 적응할지 의문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최근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과 드라마 ‘미생’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고용 관련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위메프는 수습사원에게 2주 동안 정규직에 준하는 강도의 업무를 시켜놓고도 전원 불합격 통보를 했다.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논란이 커지자 8일 뒤늦게 ‘전원 합격’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말 지역 영업기획자(MD) 수습사원을 대상으로 2주 동안 실무능력 평가를 위한 현장 테스트를 실시했다. 수습사원들은 음식점 등을 돌며 위메프에 입점하는 ‘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정직원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많게는 하루 14시간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가 끝난 뒤 11명 전원은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고강도 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수습사원들이 받은 돈은 하루 일당 5만원에 불과했다.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위메프는 “일이 고되고 퇴사율이 높은 업무 특성상 평가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고 해명했다. 완벽한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그룹을 갖추기 위해 3차 최종 현장테스트 통과 기준을 최고 수준으로 정했고, 결국 합격자를 뽑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 11명 전원합격?…적응할지는 의문


하지만 해명은 논란을 더 키웠다. 명확한 채용 기준을 수습사원들에게 전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습사원들이 계약을 해 온 상품을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를 키웠다. 수습사원들에게 경력직만큼이나 완벽한 능력을 요구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일부 SNS 상에선 불매운동으로 번질 조짐까지 나타났다.

이에 위메프는 8일 ‘전원 합격’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1명 현장테스트 참가자 모두 최종 합격으로 정정했다”며 “완벽하게 준비된 인력을 찾는 방식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잠재력을 갖춘 인력을 찾아 직접 교육하는 방향으로 신입사원 선발제도를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고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전문인력을 선발하고자 했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서툰 설명과정이 본의 아닌 오해를 만들었고, 상처를 준 데 대해 가슴 아프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의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 위메프의 채용과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또 최종합격자 11명이 불이익을 당하는 등 회사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메프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인사팀 등을 통해 11명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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