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가운데)이 11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시니어 매직팀-주니어 드림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자신보다 출중한 활약을 펼친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왼쪽)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올스타전은 다양한 이벤트로 농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잠실|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김선형 어리둥절…시상식 후 미안함 표시
문태종·문태영 형제 한 팀서 첫 호흡도
적으로 만난 라틀리프·양동근 장군멍군
농구 팬들을 위한 축제인 ‘2014∼201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1일 잠실체육관에서 펼쳐졌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올스타전은 다양한 매치업과 더불어 의미 있는 신기록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 리바운드 신기록 세운 ‘진정한 MVP’ 라틀리프
11일 시니어 매직팀-주니어 드림팀의 올스타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영예의 최우수선수(MVP)로 김선형(SK)이 호명되는 순간 경기장 분위기는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MVP가 된 김선형은 물론이고 코트 한 가운데에 선 선수들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모두가 예상한’ MVP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모비스)였다. 라틀리프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가장 열심히 뛴 선수였다. 기록도 눈부셨다. 이날 라틀리프는 29점·23리바운드·3블록을 올렸다. 23리바운드는 역대 KBL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였다. 종전 기록은 재키 존스(2000∼2001시즌), 크리스 다니엘스(2009∼2010시즌)의 20개. 동시에 라틀리프는 KBL 올스타전 역사상 처음으로 20점-20리바운드를 작성한 선수가 됐지만, 기자단 투표에서 김선형에 밀려 MVP가 되지 못했다.
스스로도 MVP가 될 것으로 예상했기에 실망은 컸다. 라틀리프는 “내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MVP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괜찮다. 빨리 잊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가 국내덩크왕”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한 전자랜드 정효근(위)이 멋진 동작으로 공을 림에 꽂고 있다. 잠실|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새로운 포맷이 만든 흥미로운 매치업
2004∼2005시즌부터 드림팀(모비스·동부·kt·LG·오리온스)과 매직팀(SK·삼성·전자랜드·KCC·KGC)으로 나눠 올스타전을 치러온 KBL은 올해 올스타전에선 포맷에 변화를 줬다. KBL은 프로농구선수 평균나이(28세)를 기준으로 시니어 매직팀(1986년 이전 출생자)과 주니어 드림팀(1987년 이후 출생자)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매치업이 탄생했다. KBL 데뷔 이후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못했던 문태종(LG)-문태영(모비스) 형제는 이번 올스타전을 통해 한 팀(시니어 매직)에서 호흡을 이뤘다. 문태종은 동생의 속공 득점을 돕고, 문태영은 형에게 오픈 3점슛 찬스를 어시스트했다. 문태종은 “오랜만에 동생과 한 팀에서 뛰었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모비스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양동근(시니어 매직)과 라틀리프(주니어 드림)는 상대팀이 돼 서로를 겨눴다. 1쿼터 중반 라틀리프는 양동근의 레이업을 ‘인정사정 없이’ 블록슛으로 차단했고, 3쿼터에는 양동근이 기습적 스틸로 라틀리프의 공을 빼앗았다.
또 1쿼터에 기용된 시니어 매직의 문태영-김주성(동부)-애런 헤인즈(SK)-양동근-조성민(kt)은 SK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주니어 드림을 상대로 SK의 상징인 3-2 드롭존을 펼쳤다. 이를 주도한 양동근은 “그런 것도 올스타전에서 볼 수 있는 재미가 아니겠는가”라며 웃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