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시장 노려라” 美·中 ‘머니 빅매치’

입력 2015-01-1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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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런닝맨’·‘슬로우 비디오’·‘도둑들’·‘곡성’·‘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폭스인터네셔널프로덕션·케이퍼필름·워너브라더스코리아

3년째 극장관객 1억 돌파 기대치 상승
할리우드 워너브러더스 1000억 투자
폭스 제작 참여 꾸준…한중 합작 활기
한국 영화 콘텐츠로 亞시장 공략 발판


한국영화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머니 빅매치’가 가열되고 있다.

2012년 이후 3년째 한국영화 극장 관객이 1억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확대 및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중국은 물론 할리우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4년 전부터 늘어난 합작 시도를 넘어 이젠 한국영화에 직접 투자하는 적극적인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워너)가 한국영화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할리우드의 또 다른 스튜디오인 이십세기폭스 역시 자회사인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폭스)을 통해 2012년 ‘런닝맨’을 시작으로 ‘슬로우 비디오’, ‘곡성’ 등 매년 한두 편의 한국영화에 참여해왔고, 이런 분위기 속에 워너는 투자 규모를 더욱 키웠다.

워너는 특히 한국영화 콘텐츠에 기대를 걸며 제작 노하우를 갖춘 국내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방침이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를 기획한 모 제작자 영입도 추진 중이다. 국내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기획하고 이를 통해 중국 등 아시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미 워너가 처음 투자할 한국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워너와 폭스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익률’과 ‘경쟁력’에 있다. 실제로 워너의 최근 영화인 ‘인터스텔라’는 국내에서 1025만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할리우드의 최대 수익 시장인 북미 지역 흥행을 뛰어넘는 수치다.

콘텐츠 경쟁력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은 이 경쟁력에 주목해 활발히 움직이는 대표적인 나라다. 합작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영화의 기획부터 개발, 제작에 참여하려는 중국 거대 자본의 국내 유입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르다.

실제로 최근 배급사 NEW는 지난해 말 중국 화책미디어그룹으로부터 535억원을 투자받았다. 1000만 관객을 모은 ‘변호인’과 ‘7번방의 선물’을 담당한 NEW는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한중합작 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도둑들’ ‘군도:민란의 시대’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역시 중국 최대 규모 영화 제작사인 화이브러더스로부터 거액을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쇼박스도 연내 합작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할리우드와 중국의 발 빠른 투자는 한국영화 콘텐츠를 ‘전진기지’로 삼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특정 나라가 투자를 주도하지 않고 할리우드와 중국이 균형을 유지한다면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은 시장 확대와 그에 따르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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