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KBS 2TV ‘스파이’ MBC ‘나가수3’ 편성
최근 들어 금요일 밤 9시대 시청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야말로 격전지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하고 금요일 밤이 완전한 주말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생활패턴의 변화가 시청패턴도 달라지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평일 밤과 주말 밤 사이의 틈새를 노리는 데서 나아가 금요일 밤 시간대를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 시간대에 시청률면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MBC는 2013년부터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며 ‘파이널 어드벤처’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웰컴 투 한국어학당 어서오세요’ ‘사남일녀’ ‘7인의 식객’ 등을 잇따라 방송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그나마 SBS가 ‘정글의 법칙’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는 정도다.
그 빈 자리를 케이블채널이 메웠다. 보편적인 시청자보다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시청자를 주로 타깃으로 삼는 케이블채널 tvN과 엠넷 등은 ‘슈퍼스타K’ ‘응답하라 1994’ ‘꽃보다 할배’ 그리고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생’ 등 지상파 방송과는 차별화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공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지상파 방송을 압도했다.
이제 각 방송사들도 각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이며 케이블채널에 빼앗긴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나섰다. KBS는 2TV 금요드라마를 신설해 ‘스파이’를 방송하고 있고, MBC는 ‘나는 가수다 시즌3’를 편성했다. MBC드라마넷도 금토스페셜이라는 타이틀로 30일부터 ‘태양의 도시’를 방송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금요일의 시청패턴이 최근 두텁게 고착화하는 모양새다”며 “tvN의 활약이 일반 시청자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도 흐름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시도는 경쟁 과열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처럼 ‘미생’이 몰고 온 금요일 밤 시간대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많다. ‘태양의 도시’의 연출자 이만오 PD는 “‘미생’이 금요일 밤 9시대의 새로운 시청층을 만들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40대 여성이 기본 시청자이지만 ‘미생’을 통해 젊은 층의 유입이 활발해져 성공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