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한영관 회장 “연령별 유소년야구대회 개최 제2의 꿈”

입력 2015-01-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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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관 리틀야구연맹회장이 스포츠동아와 만나 한국이 29년 만에 세계리틀야구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뒷이야기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유소년 야구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한국야구 리더들에게 듣는다

2. 한국리틀야구연맹 한영관 회장

2015년 한국야구는 또 하나의 큰 전환점에 서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프로야구가 신생팀 kt의 1군 리그에 진입해 본격적인 10구단 시대를 열어젖힌다는 점이다. 아울러 아마추어야구, 리틀야구, 여자야구를 포함해 한국야구는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해를 만들기 위해 을미년의 시작과 함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신년기획으로 각 야구단체 리더들에게 한국야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고 풀어야할 현안과 계획을 들어보는 ‘한국야구 리더들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마련했다.


월드시리즈 우승후 지자체 관심 부쩍
화성시와 리틀야구전용구장 MOU
이젠 아시아퍼시픽 대회도 가능

아이들이 오래 야구할수 있는 환경
무엇보다 중·고교팀 창단이 중요
두번째 목표요?
‘연령별 대회’ 멋지게 열어볼겁니다

지난해 한국리틀야구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다. 29년 만에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더니 내친 김에 우승까지 차지했다. 전국에 전용구장이 7개뿐인 척박한 환경 속에서 거둔 우승이기에 그 성과는 더욱 값졌다. 이를 계기로 리틀야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야구를 하려는 어린이들은 더욱 늘고 있다. 한국리틀야구 르네상스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을 만나 한국 유소년야구가 가야할 길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한국리틀야구는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만 해도 행복했는데 우승까지 하니 감격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도 관심이 컸지만 미국 교포 사회의 자긍심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미국에서 관심도 컸죠?

“윌리엄스포트라는 인구 2만 명의 작은 도시에 대회 기간 동안 45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우리도 사실 29년 만에 처음 가봤으니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죠. 전 경기를 ESPN에서 생중계하고…. 자료를 통해 안 것은, 메이저리그 평균 시청률이 1.8% 정도 나오는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전 경기의 평균 시청률이 2.4% 정도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대회 중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전화를 하고, 영부인도 전화를 하고…. 관심도가 단순한 어린이 야구대회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리틀야구를 통해서도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리틀야구로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효과가 컸을 것 같은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승한 기념으로 올해부터 리틀야구 대표팀의 미국 전지훈련 비용을 다 대준다고 했습니다. 대표팀 전력강화를 위해서 말이죠. 정부 차원에서 특별예산 만들어 9500만원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름에 아시아퍼시픽 예선에 나가는 비용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리틀야구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아주 중요한 변화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전국에 리틀야구장이 7개밖에 없는데 우승까지 해냈다고 해서 그런지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관심을 갖고 어린이 야구장을 많이 건설해주려고 합니다. 아주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작년에는 화성시와 리틀야구 전용구장 건설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지 않았습니까.

“화성시가 신경을 많이 써주었습니다. 이번에 예산도 170억원 정도 시의회에서 통과돼 설계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전용구장 6개면을 내년 말까지 지어주기로 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리틀 전용구장 4개면, 2017년 상반기까지 리틀전용 2개면과 성인용 정식 야구장 2개면 등 총 8개면이 만들어집니다. 성인구장도 펜스만 치면 리틀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리틀야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화성시에 야구장만 완공되면 리틀야구대회를 원활하게 치를 수 있어요. 지금과는 달리 연령별로 나눠서 대회를 할 수도 있고요. 그러면 더 많은 아이들이 쉽게 야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지금 같은 시스템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야구를 시작하면 2∼3년 정도는 후보로 있어야하거든요. 화성시에 리틀야구 전용구장 건설이 실현되면 물렁물렁한 안전구로 저학년들도 야구를 할 수 있습니다. 안전구는 부상 염려도 없잖아요. 그건 야구가 아니고 놀이죠. 야구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죠.”


-올해 목표도 월드시리즈 우승입니까.

“일단 아시아-퍼시픽 예선에 나가서 우승을 해야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갑니다. 작년에 우승은 했습니다만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정도로 지역 예선 통과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 계속 대만에 막혀서 못 나갔는데, 지금부터 대만을 이기기 위해 계획을 가지고 2연패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년도 우승국에 자동출전권은 없나 봐요.

“없습니다.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매년 개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리틀야구팀수가 700개 이상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자동출전권을 부여받고 있는데, 우리는 지역 예선을 거쳐야합니다.”


-화성이 한국의 윌리엄스포트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아시아퍼시픽 예선도 개최할 수 있겠습니다.

“좀 창피한 일이지만, 일본은 자동출전국이기 때문에 그동안 대만, 홍콩, 필리핀, 괌, 사이판, 인도네시아 이런 나라에서는 개최했지만 우리는 한번도 개최하지 못했습니다. 세계리틀야구연맹 본부에서 그래요.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강국인데 왜 개최를 안 하느냐고. 이제 화성 야구전용구장이 생기면 아시아퍼시픽 예선대회를 할 수 있습니다. 준비 중에 있습니다.”


-2006년 회장 취임 전에 리틀야구팀수는 20개도 채 되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리틀야구만 160개팀 가까이 됩니다.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선수가 팀별로 10명 정도씩 늘어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1500명 정도가 늘어났다고 봐야죠. 초등학교팀도 현재 100개 정도 되니까 유소년야구팀이 약 260개 정도 됩니다.”


-리틀야구연맹회장 취임 후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리틀주니어팀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하셨는데요.

“2012년 12개팀으로 시작해봤는데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전국에 32개팀이 있습니다. 중학생들이 주중에는 공부하고, 주말에만 야구를 하는 거죠. 주니어부도 2016년부터는 화성에서 주말에 전 팀이 참가해서 여유 있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거기서 야구 잘 하는 친구는 중학교 팀으로 가서 야구를 계속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친구들은 주말에만 야구를 즐기는 거죠. 이런 친구들이 대학을 가고, 유학을 가고, 나중에 프로팀 단장이 되고, KBO에 들어가고, 야구전문기자가 되고…. 그러면 한국야구가 한층 더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유소년 팀은 많이 늘었지만 위로 올라가면서 수용할 팀이 부족한 것도 문제인데요.

“중학교팀은 100개 정도밖에 안 됩니다. 초등학교와 리틀야구 선수들이 상급학교인 중학교 팀으로 진학하는 게 50%가 채 안 되거든요. 야구를 오래 하고 싶어도 못하는 환경입니다. 넥센 서건창 선수처럼 지금은 체격이 작지만 늦게 기량이 급격하게 올라오는 선수들이 있거든요. 이런 선수가 야구할 팀이 없어서 중도에 야구를 그만두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수도권은 더 치열합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팀이 더 창단돼야합니다.”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제가 리틀야구연맹 회장에 취임하면서 두 가지 꿈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라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리틀야구전용구장을 갖는 거였는데 작년에 꿈을 다 이뤘죠. 이젠 리틀뿐 아니라 초등학교야구, 전국에 흩어져있는 유소년야구 대회를 연령별로 다 모아서 대회를 해보는 게 제2의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한영관 회장은?


▲생년월일=1949년 2월 23일(음)

▲출신교=성동고∼고려대 법과대 행정학과∼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경력=성동고∼고려대를 거쳐 한일은행(1971년 3월 입사)에서 1년간 야구선수 생활. 육군 중위 전역)∼삼화수지 대표이사(1986∼2007년)∼2006∼한국리틀야구연맹 3대회장(2006∼2012년)∼한국리틀야구연맹 4대 회장(2013년 1월∼현재 )/고려대학교 고우체육회 회장(2012년∼현재)

▲2014년 주요 수상=(사)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공로상/카스포인트 어워즈 공로상/서울교육방송 선정 ‘2014 가장 아름다운 인물’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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