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토토가’ 쏠림현상…피로감 쌓이나?

입력 2015-01-2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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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사진제공|MBC

방송가, 90년대 가수·작곡가 모시기 경쟁
‘라디오스타’ ‘힐링캠프’ 등 게스트도 겹쳐
출연자·소재 비슷, 프로그램 차별화 없어
1990년대 획일화에 대중 반발·외면 우려

‘토토가’의 지나친 쏠림현상일까.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대한 열기가 각종 방송 프로그램의 1990년대 가수들에 대한 섭외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토토가’ 출연진뿐 아니라 당시 활약한 작곡가들까지도 ‘조명’의 대상이다.

28일 MBC ‘라디오스타’에는 김건모·이본·김현정·김성수(쿨)가 출연한다. 26일 터보 김종국과 김정남을 출연시킨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다음달 초에는 김건모를 초대한다. 30일 MBC ‘나는 가수다3’의 첫 경연도 ‘1990년대 노래’가 미션이다.

앞서 SBS ‘인기가요’ 800회 특집에 김종국과 마이키의 터보가 출연했고, 24일 MBC ‘세바퀴’에는 김정남과 H.O.T 출신 문희준, 1990년대 히트 작곡가 주영훈 등이, 같은 날 MBC ‘사람이 좋다’에선 ‘토토가’의 진행자 이본이 각각 등장했다.

라디오에서도 ‘1990년대’가 화두다. MBC FM4U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와 KBS 쿨 FM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등 지나간 가요를 많이 틀어주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와 팝 전문 ‘이루마의 골든디스크’도 1990년대를 중심으로 한 음악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같은 열기는 라디오 방송 횟수 순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2015년 1월 셋째주 87회나 방송되며 차트코리아 가요 부문 2위를 기록했다. 앞선 주보다 무려 184계단 뛰어올랐다. 엄정화의 ‘포이즌’, 지누션의 ‘말해줘’, 조성모의 ‘다짐’ 등 다른 ‘토토가’ 노래들도 87∼256계단씩 오르며 10위권에 들었다.

이처럼 최근 대중문화 코드가 1990년대에 맞춰지면서 그 시절 감성을 내세운 신인가수도 등장했다. 23일 데뷔 싱글 ‘디 앤섬’을 발표한 남성듀오 원펀치는 ‘제2의 듀스’를 표방하며 데뷔곡 제목을 김현정의 1990년대 히트곡을 연상시키는 ‘돌려놔’로 정했다. 음악 스타일과 춤, 의상도 모두 1990년대 복고풍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겨야 하는 대중문화의 속성에 비춰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별화 노력 없이 맹목적으로 트렌드만을 좇고, 프로그램마다 비슷한 출연자와 소재로 경쟁하다보면 시청취자에게 쉽게 피로감을 주고 결국 또 다른 쏠림현상으로 인한 획일화의 끝에 외면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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