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지섭 “그땐 1군 선수로서 부족했다”

입력 2015-01-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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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좌완투수 임지섭(오른쪽)은 작년 4월 1달간 달콤했던 1군 생활을 마감하고 2군에 머물며 투구폼을 고치는데 주력했다. 새 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발후보로 부상하며 스프링캠프에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왼쪽은 류택현 코치. 사진제공|LG

지난해 데뷔전 승리 후 계속 2군 머물러
류택현 코치 도움으로 투구폼 전면 수정
“공 끝에 힘 생긴 듯…처음부터 다시 시작”

LG 임지섭(20)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발후보다. 토종 원투펀치인 류제국(33)과 우규민(30)이 없는 시즌 초 선발진 빈 자리를 메워야한다. 보장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테스트를 거쳐야한다. 2014년 LG 1차 지명이라고 무조건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게 프로의 세계다. LG 양상문 감독도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기량이) 올라왔다”고 흐뭇해했지만 “계속 지켜봐야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임지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4월 한 달간 1군을 경험한 채 시즌이 끝날 때까지 2군에 머물렀지만 불만은 없었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그때는 1군 선수로서 부족했다”며 “올해도 지난해 마음가짐과 똑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평소 덤덤한 성격처럼 담담하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독기를 품었다. 임지섭은 2군에 머물면서 류택현 투수코치와 투구폼 전면개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냈다. 쉽지 않았지만 도전했고, 도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양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는 “이전에 비해 투구폼도 부드러워지고 공 끝에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원래 앞에서 끊어서 던지는 스타일이었는데 류 코치님이 그네를 밀듯이 공을 던지라고 하셔서 바꿨더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임지섭은 3월 30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깜짝 승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에 내려갔고,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데뷔 첫 해였고, 내가 잃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경험을 값지게 여기고는 “열심히 했고,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우내 중점을 둔 부분은 몸 만들기였다. 임지섭은 “1군은 운동량이 확실히 달랐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우데 노력을 기울였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임지섭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믿음’이다. 너무 큰 기대는 아직 신인투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기대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도 “우규민 선배님이나 봉중근 선배님 등 여러 선배님들께서 항상 ‘잘 할 수 있다’, ‘내년에 잘 해보라’고 말해주신다. 선배님들이 믿어주시니 힘이 더 난다”고 했다. 물론 그렇다고 무리할 생각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할 것만 열심히 하겠다”는 게 임지섭의 유일한 각오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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