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혼전임신’은 시청률을 낳는다?

입력 2015-02-12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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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방의 트렌드는 ‘혼전임신’이다. 막장 드라마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장르를 불문한다. ‘재벌은 없어도 혼전임신은 등장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혼전임신을 다루지 않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다.

혼전임신을 가장 선호(?)하는 채널은 MBC다. 일일극부터 주말극까지 혼전임신은 단골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30%대의 시청률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전설의 마녀’는 물론이고 ‘장미빛 연인들’, ‘폭풍의 여자’까지 장르와 시간대를 불문하고 혼전임신이 등장한다. 흥미로운 건 시청률이다. 혼전임신을 다룬 MBC드라마들이 연일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 결과 MBC는 부진에 빠진 예능과 달리 드라마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타 채널도 이 묘한 트렌드(?)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최우식, 유이 주연의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는 2회 만에 도도희(유이)가 혼전임신 사실이 드러난다. JTBC ‘선암여고 탐정단’에서는 극 중 박세유(정연주)가 혼전임신으로 임신중절수술을 한 여고생으로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오는 23일 첫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극 중 서봄(고아성)과 한인상(이준)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 혼전임신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자극적인 소재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취향과 무관하지 않다. 한 방송관계자는 “출생의 비밀 같은 뻔하고 자극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극적 반전을 줄 수 있는 소재로 혼전임신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결혼을 기피하는 요즘, 혼전임신이 가족애와 결혼 그리고 사랑을 다루기에 적합한 소재라는 점에서 사용된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시청률에 집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시청률을 신경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막장’이라는 양념이 필요했고,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혼전임신’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념이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잦은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 특히 청소년들이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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