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리포트] 앤디 마르테, 정확하고 빠른 송구… 내야 수비력 넘버원

입력 2015-03-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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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앤디 마르테는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대선수의 그늘에 가려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다. 낯선 한국 땅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은 그가 과연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6. kt 3루수 앤디 마르테

KBO에선 볼 수 없는 완벽한 핸들링
유인구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존’
정확도·장타력 우수…30홈런 충분

세상은 정의로워야 하지만, 실력이 있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행운과 인연이 따르면 더 빨리 그 달콤한 성취에 다가설 수 있다. 아무리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도 지독한 불운이 계속되면 성공은 멀어진다.

미국에서 앤디 마르테(32·kt)의 커리어는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데뷔 초 마르테는 동갑내기이자 포지션이 3루수로 같은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와 ‘누가 더 위대한 선수가 될까’라는 질문을 받았던 주인공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카브레라는 2000년 17세의 나이로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낳고 자란 마르테는 18세 때 6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었다. 팀이 애지중지하는 거포 3루수 유망주는 마이너리그를 평정하며 쑥쑥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대 최강팀 애틀랜타에는 전설적 3루수 치퍼 존스가 있었다.

십수 년의 시간이 흘렀다. 카브레라는 2186안타 390홈런을 날리며 빅리그 현역 최고 타자 반열에 올렸다. 치퍼 존스에 가려 기회를 잡지 못하고 보스턴, 클리블랜드, 애리조나로 팀을 옮겨야 했던 마르테는 서른둘 나이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 3루수 유망주의 20대 시절을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러나 아직 실망할 때는 아니다. 마르테에게 한국, KBO, kt는 야구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


● 최고의 내야 수비력

마르테에게 수비력은 인생의 큰 갈림길 앞에 서게 한 요인이다. 애틀랜타는 치퍼 존스가 2000년 이후에도 최우수선수(MVP) 후보, 올스타 선발 등으로 맹활약을 이어가자 마르테의 외야 전향을 고민했다. 그러나 빅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비력을 팀과 본인 모두 포기할 수 없었다. kt 김민재 수비코치는 “송구 자세는 한국과 일본을 기준으로 봤을 때 교과서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정확하고 빠르다. 우리 기준으로 지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핸들링은 KBO에서 볼 수 없었던 완벽한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 144경기 30홈런이 가능한 파워히터

마르테는 애틀랜타 시절 치퍼 존스가 부상을 당해 타석에 설 수 없을 때 메이저리그로 올라갔다. 그러나 불규칙한 출장으로 인해 자신의 타격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도 케빈 유킬리스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혔다. 클리블랜드에서 2008년과 2010년 각각 80경기를 뛰었지만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트리플A에선 달랐다. 2005년 109경기에서 20홈런을 날렸다. 지난해에는 126경기에서 타율 0.329 19홈런을 기록했고. 윈터리그 17경기에서 7홈런을 쳤다. 마르테는 신인 시절 미국 언론에서 전미 유망주 랭킹 1위에 올리는 등 대형 3루수로 크게 주목 받았다. 시즌 35홈런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따랐다. 메이저리그에선 실패했지만, 최고의 유망주 출신 ‘AAAA급’ 선수들이었던 맷 머튼, 레스팅스 밀리제 등이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것처럼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이숭용 kt 타격코치는 “선구안이 매우 좋다. 자신의 확고한 존이 있다. 유인구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정확도와 장타력을 함께 갖췄다”고 칭찬했다. 마르테는 “kt의 훈련 강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지만 몸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 앤디 마르테는?


▲생년월일=1983년 10월 21일

▲키·몸무게=185cm·93kg(우투우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01년 애틀랜타(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신인 자유계약)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7시즌 308경기 타율 0.218 21홈런 99타점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1036경기 타율 0.280 163홈런 635타점

▲2015시즌 연봉=60만달러(계약금 포함)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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