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조진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제주 원정 극복 위해 골게터 아드리아노가 침묵 깨야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 대전 시티즌이 그렇다. 그야말로 수난 시대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정상을 밟으며 올 시즌 클래식(1부리그)으로 승격한 대전은 우울한 시즌 초반부를 보내고 있다.
원정으로 치른 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5시즌 개막전에서 0-1로 패한 뒤 15일 광주FC와의 홈경기(2라운드)에서도 0-2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광주는 치열한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대전과 함께 승격의 기쁨을 맛본 상대인지라 아픔은 배가 됐다.
대전이 답답한 이유는 또 있다. 클래식 전체 12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유효 슛이 없는 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무득점 2연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도 아프지만 상대 골문을 위협할만한 슛조차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사실은 대전을 더욱 참담하게 만든다.
부진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가장 많은 책임론이 향하는 쪽은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노다.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왕(27골)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재까지 실망만 사고 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훈련량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동계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이 크다.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개인 훈련 역시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잔 부상을 호소하며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대전은 여전히 아드리아노를 신뢰한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텁지 못한 선수층에 ‘득점할 줄 아는’ 아드리아노의 활약은 대전이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대전 조진호 감독도 이미 강력한 경고를 내렸다. “골을 위해, 단순히 출전하기 위해 플레이를 하지 않고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다행히 아드리아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클래식 팀들이 자신에게 관심만 가졌을 뿐 실질적인 접촉을 해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자존심을 긁었다. 지방의 한 팀을 제외하면 공식 이적 서류를 주고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물론 쉽지 않다. 대전의 정규리그 3라운드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그것도 부담스러운 서귀포 원정이다. 대전이 챌린지로 강등되기 직전인 2013년 10월 적지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마지막 승리의 기억이다. 그 전에는 9경기 무승(3무6패)으로 절대 열세였다. 조성환 감독 체제로 전환한 제주 역시 올 시즌 개막 이후 아직 승수를 쌓지 못해 대전과 홈경기를 잔뜩 벼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