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놀이’ 염경엽 감독의 흐뭇한 웃음 왜?

입력 2015-03-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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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좌완불펜 고민 덜어줄 김택형-이상민의 성장
1타자 아닌 1~2이닝 던지며 투수운영 숨통 틔울 것

“넥센도 좌우놀이 좀 해보려고요.”

넥센 염경엽 감독은 20일 목동 LG전에 앞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전했다. 고민 중인 27명의 개막 엔트리 가운데 전례 없는 한 가지 ‘운영의 수’를 공개한 것이다. “왼손 불펜투수로 김택형과 이상민을 모두 엔트리에 넣겠다”고 밝혔다. 좌타자에는 좌투수, 우타자에는 우투수를 넣어 승부를 펼치는 일명 ‘좌우놀이’를 상대처럼 시도하겠다는 풀이다.

넥센은 최근 몇 년간 마땅한 왼손 불펜투수가 없었다. 오재영이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전형적인 불펜투수는 아니었다. 그는 올 초 스프링캠프 직전 고관절 염증이 발견돼 화성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다.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 박성훈이 염 감독 부임 이후 최근 2년 동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광주 KIA전과 2014년 문학 SK전 모두 1타자씩을 상대했다. 그러나 구위 자체에 물음표가 따르면서 풀타임 활약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사실상 왼손 불펜투수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 시즌엔 형편이 조금 나아진 모양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김택형과 이상민을 지켜봤고, 마침내 OK사인을 냈다. 그는 “(김)택형이는 슬라이더가 좋고, (이)상민이도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까지 던질 수 있다. 둘 다 좌·우타자 모두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김택형은 동산고 출신으로 2차 2라운드 지명된 신인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고 138km의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까지 올랐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커브를 새롭게 장착해 ‘필승조’ 합류가 유력하다. 염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최고 수확으로 김택형을 꼽기도 했다. 이상민은 2013년 NC의 7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그해 열린 보호선수 40인 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염 감독의 구상 밖이었으나 1~2차 캠프에서 급성장하며 염심(心)을 훔쳤다.

‘좌우놀이’이긴 하지만 1타자만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의 성격은 아니다. 염 감독은 평소 왼손타자에게 왼손투수가 강하다는 일부의 믿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투수나 타자든 제 역할만 해내면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에 따라 염 감독은 김택형과 이상민에게 최소 1이닝씩 맡길 계획이다. 그는 “좌우놀이는 시즌을 놓고 봤을 때 투수운영에 해를 끼친다. 왼손투수가 왼손 1타자만 상대하면 다른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좌타자가 즐비한 삼성이나 LG 등의 타선에게는 좌투수가 최소 1~2이닝을 소화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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