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

입력 2015-03-23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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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 올 시즌 5위, 11시즌 만에 봄농구 구경꾼 전락 책임
- 올 시즌 남자부 3번째 감독 사퇴…구단 “당황스러워”
- 김 감독 “책임지는 것이 도리” “나도 살아야겠다”


성적부진의 칼바람이 결국 현대캐피탈을 피해가지 못했다.

V리그 출범 이후 10년간 빠짐없이 ‘봄배구’를 했던 현대캐피탈이 11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사령탑 김호철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구단은 23일 김 감독의 자진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에서 나온 3번째 사령탑 사퇴다.

최하위 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이 1월 8일 연패의 책임을 지고 가장 먼저 사퇴했고, 6위 LIG 손해보험 문용관 감독이 2월 4일 그 뒤를 이었다. 당시 두 감독은 “힘들다. 이제는 쉬고 싶다”며 물러났다. 5위로 시즌을 마감하던 날 김호철 감독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은 상황이었다. 구단은 만류했다. 김성우 현대캐피탈 사무국장은 23일 “당황스럽다.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며 만류했지만, 지난 주말 ‘뜻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최종통고가 왔다.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서 좋은 기억도 많아 쌓았지만 2번째 아쉬운 작별을 택한 김 감독은 “항상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이 이 상황에 온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결정을 내렸다.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죄송하고, 많은 지원을 해준 구단에도 면목이 서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아쉽지만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다. 나도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말에서 그동안 성적부진으로 겪은 마음고생이 상상 이상으로 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 감독은 당분간 쉬면서 재충전할 생각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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