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불꽃활약 이용규 ‘한화야구의 지렛대’

입력 2015-04-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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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는 29일까지 12승11패를 기록해 30일 열리는 광주 KIA전 결과와 상관없이 4월을 최소 5할 이상의 승률로 마감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내건 목표치를 달성했다. 분명 선전이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야수진에선 공·수·주에 걸친 이용규(30)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의 ‘리드오프’ 이용규는 29일까지 팀이 치른 23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3(90타수 30안타)에 출루율 0.408, 23득점, 7도루를 기록했다. 1홈런, 11타점도 곁들였다. 한화 타자 중 유일하게 100타석 넘게(109타석) 들어설 만큼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붙박이로 굳건히 출전하고 있다.

팀 내 최다안타에 최다득점과 최다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은 10개 구단 타자 통틀어 1위. 그만큼 부지런히 나가서 살아 들어왔다. 안타(30개)는 공동 4위이며, 내야안타(7개)는 NC 김종호(8개)에 이어 단독 2위다.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친 경기도 9경기(공동 5위)나 된다.

이용규는 2013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간 67억원에 한화로 이적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104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288(358타수 103득점), 20타점, 62득점에 그쳤다. 도루 12개를 기록했지만, 도루실패 또한 11개였다. 2013년 9월 어깨 수술을 한 여파가 컸다. 수비를 하지 못한 채 지명타자로만 나섰고, 슬라이딩 등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도루 7개를 성공하는 사이 실패는 1개밖에 없었다. 정확한 공격뿐 아니라 87.5%의 높은 도루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용규가 빛나는 것은 이뿐 아니다. 지명타자로만 나섰던 지난해와는 달리 수비를 해주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의 수비는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수비와 안타성 타구를 가볍게 슬라이딩 캐치하는 모습은 명불허전. 특히 시즌 초반 주전 포수 조인성과 2루수 정근우가 이탈한 데다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해 영입한 나이저 모건이 팀에 별다른 도움이 못돼 자칫 센터라인이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용규가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한화가 4월을 버텨낼 수 있었다. 아직 어깨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어 송구력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한화와 그가 안고 가야할 부담이다. 그것까지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욕심이다.

지렛대는 작은 힘으로 바위 같은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도구다. 한화 야구에서는 이용규가 바로 공·수·주에 걸쳐 지렛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팀타율(0.260) 8위, 팀득점(102) 9위 등 공격지표에서 최하위권에 처져 있고, 팀방어율(5.13) 역시 8위에 머물러 있지만, 한화가 끈끈하고 촘촘한 야구로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용규의 활약이 있기에 가능하다. 김 감독도 “이용규가 공격에서도 확실히 해주고 있고, 수비에서도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면서 “예전의 용규로 돌아온 게 아닌가”라며 그의 시즌 초반 활약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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