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여기는 칸] 한국영화 잘 나간다…칸의 마켓파워

입력 2015-05-1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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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뤼미에르 대극장과 드뷔시 극장 모습.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잉그리드 버그만의 모습이 담긴 올해 칸 공식 포스터로 장식돼 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세계 최대 규모 칸 필름마켓 열기 뜨거워
최민식·박유천·주지훈 주연작 시선 집중
중국 ‘큰 손’들 한국영화 구매 논의 활발

세계적인 배우들이 꾸미는 화려한 레드카펫은 칸 국제영화제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 무대 한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필름마켓 역시 그 문을 연다. 다양한 영화가 사고 팔리는 치열한 교류의 현장. 배우와 감독도 이름값을 증명하려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른다.

18일 칸에서 만난 해외배급사 콘텐츠판다 이성훈 대표는 “칸 필름마켓의 열기가 올해 더 뜨겁다”며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유럽필름마켓과 매년 11월 개최하는 아메리칸필름마켓과 비교해도 단연 첫 손에 꼽을 만한 규모”라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판매를 목적에 둔 세계 각국의 영화가 모이는 현장에는 ‘마켓파워’가 존재한다. 흥행을 좌우하는 배우나 감독의 ‘티켓파워’ 못지않게 해외 판매를 좌우하는 이들이다.

올해 칸 필름마켓에서 단연 두각을 보인 한국배우는 최민식과 박유천 그리고 주지훈이다. 이들은 앞선 활약과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인지도를 발판으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가 되고 있다.

특히 최민식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뜨겁다. 2004년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의 영광을 안았고 그보다 먼저 ‘취화선’으로 칸과 인연을 맺은 그는 꾸준히 인정받은 성과에 힘입어 해외 바이어의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뤽 베송 감독의 ‘루시’ 출연도 칸 필름마켓에서는 ‘신의 한 수’로 통하는 분위기다. 그가 주연하는 ‘대호’의 제작사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는 “최민식과 더불어 컴퓨터그래픽으로 완성할 호랑이에 대한 마켓의 기대가 높다”고 밝혔다. 이미 12월17일로 국내 개봉을 확정하고 자신감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박유천과 주지훈은 건재한 한류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각각 ‘루시드 드림’과 ‘간신’으로 일본 및 중국 바이어까지 사로잡았다. 현재 촬영 중인 ‘루시드 드림’은 영문 시나리오만으로 판매 논의가 적극 이뤄질 정도다. 16일(한국시간) 진행된 ‘간신’의 마켓 시사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성황을 이뤘고, 이는 프랑스 배급사와 판매 계약으로 이어졌다.

칸의 ‘편애’를 받는 감독 3인방의 인기도 여전하다. 홍상수, 김기덕, 연상호 감독은 올해 칸에서 신작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그린 ‘스톱’, 홍 감독은 김민희가 주연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연 감독은 ‘서울역’이다. 해외마케팅 및 배급사 화인컷의 서영주 대표는 “북미지역 바이어들이 ‘서울역’의 좀비 소재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홍상수, 김기덕 감독의 지지도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마켓에서 드러난 ‘차이나머니 파워’는 이미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을 짐작케 한다. 거의 모든 한국영화와 구매 논의가 활발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자본으로 구매 공세를 펴는 느낌마저 받았다”며 “현재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큰 손은 중국임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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