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움츠린 유커…여행업계 ‘긴장’

입력 2015-06-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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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2500여명 한국여행 예약 취소
게이밍업계, 열감지기 설치 등 빠른 대응
문체부, 관광 위축 우려 상황점검반 운영

“지난 해 세월호 충격으로 내내 힘들었는데 올해는 메르스라니…”

중동호흡기중후군(MERS·이하 메르스) 감염에 여행·레저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처와 불투명한 정보공개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중국 관광객의 동요가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내수 관광시장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터진 이번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중국 ‘메르스 사태’ 주시

하나투어의 경우 9000여명의 방한 예약자 중 중국 베이징·청도 지사와 상하이 지사를 통해 1일과 2일 이틀 동안 600명 가까이 여행을 취소했다. 하나투어 정기윤 홍보팀장은 “아직은 패키지상품 참가자 중 일부가 취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단체여행이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가 해외지사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서는 1일 현재 대만 500명을 포함해 250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여행을 취소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이나 외교부는 아직까지 한국여행에 대해 제한조치나 경고를 내리지 않고 있다. 3일자 중국 신경보도 현지여행사 관계자의 말을 통해 “서울, 부산, 제주 등 한국 주요 관광지 방문에 문제가 없으며 자유여행이나 단체여행 모두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2003년 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사태를 겪었던 중국 내에서 한국 메르스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하나투어 정기윤 팀장은 “그동안 한국은 해외여행 최고 선호지역이었는데 현재는 현지여행사들이 한국상품을 메인 페이지에서 내리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콩의 경우 서울에서 열리는 2개 의료교류회의에 의료관리국 소속 의사 참석을 취소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의료시설의 명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코리아 MICE 엑스포 2015’도 당초 방한할 예정이던 해외바이어와 관람객 중 적지 않은 수가 참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게이밍업체, 열감지기 설치 등 발 빠른 대응

동요가 제법 있는 방한시장에 비해 내수시장은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영향이 많지 않다. 하지만 테마파크나 리조트업계 모두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걱정이 크다. 리조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이후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 또 이런 일이 생겨 답답하다”며 “특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빨리 수습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메르스 대처에 적극적인 분야는 게이밍업계다.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파라다이스 등은 실내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 게임기나 칩을 통해 접촉이 잦은 카지노의 특성을 고려해 최근 업장 입구에 열감지기와 체온측정기를 일제히 설치했다.

강원랜드 이경우 홍보팀장은 “열감지기에서 이상 징후가 보이는 고객은 체온측정기로 다시 확인을 하고, 그래도 이상이 있으면 업장 방문을 자제하고 병원으로 가기를 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객과 상대하는 딜러들도 기존 근무 전후 실시하던 손소독을 더욱 강화했고, 딜러와 고객이 만지는 게임용 칩스도 매일 세척을 실시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업장 외에 직원 출입구에도 열감지기를 설치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메르스 사태가 국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자 5월29일부터 관광정책관을 반장으로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여행업협회가 참여하는 상황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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