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신경숙 관련 창비 입장은 우주적 궤변”

입력 2015-06-17 2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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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고종석은 소설가 신경숙이 표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출판사 창비가 댄 근거에 대해 “우주적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고종석은 17일 자기 트위터에 “창비가 내 인내심을 허물어뜨렸다. 신경숙씨 입장에 대해선 노코멘트! 그런데 창비 입장이라는 건 지적 설계론 찜 쪄 먹을 우주적 궤변이다. 박근혜도 한 수 배워야겠다. 이거 백낙청 선생 의견으로 받아들여도 돼?”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은 창비의 정신적 지주다.

소설가 이응준은 16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란 글을 기고해 신경숙의 소설 ‘전설’ 중 한 문단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憂國)’의 한 문단을 거의 베끼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경숙은 이튿날 창비에 메일을 보내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창비 문학출판부도 이날 ‘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면서 신씨 주장을 거들었다.

창비 측은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라며 “선남선녀의 결혼과 신혼 때 벌어질 수 있는,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 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창비는 “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표절 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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