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용병의 반란’ 바꾸니까 팀이 산다!

입력 2015-07-03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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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히메네스-데이빈슨 로메로(오른쪽). 스포츠동아DB

kt 댄블랙 영입 후 분위기 반전, 저마노까지 데려와
LG도 히메네스 영입 후 공수에 걸쳐 고민 해결
SK와 KIA도 투수 쪽에서 대체용병 카드 만지작


대개 대체용병이 들어온다는 것은 그 팀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뜻을 내포한다. KBO 역사를 통틀어봐도 대체용병으로 재미를 본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외국인선수에게 개런티 계약을 보장하는 것이 통례인 현재 시장 상황에서 중간에 자르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LG와 두산, kt와 NC, 한화는 과감하게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아직 판단하기가 이른 NC, 한화를 제외하고 나머지 3구단이 교체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 LG와 kt, 용병 하나 바꿨더니….

kt는 투수 앤디 시스코를 퇴출하고, 5월 28일 타자 댄블랙을 영입했다. 이것이 당시만 해도 ‘승수 자판기’로 조롱 받던 kt에 터닝포인트였다. 댄블랙은 kt 가세 후 2일까지 23경기에서 타율 0.352 6홈런 17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선의 무게를 잡아줬다. 앤디 마르테와 ‘마-블포’를 이루자 토종타자들까지 반사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후 6월 한 달 kt는 11승12패를 거두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반등을 이뤘다. 이 여세를 몰아 kt는 개막전 투수였던 필 어윈도 방출하고, 삼성 출신 외국인투수 저스틴 저마노를 2일 영입했다. 확실한 선발투수를 영입해서 토종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포석이 담겨있다.

헤매던 LG도 말 많았던 한나한을 포기하고, 6월 17일 루이스 히메네스를 데려온 뒤,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히메네스가 경기를 뛴 후 LG는 2일까지 8승4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히메네스는 출장한 1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쳐냈고, 타율은 0.327(52타수 17안타) 3홈런 13타점을 올렸다. 2일 잠실 라이벌 두산전에서도 0-2로 밀리던 흐름을 바꾸는 2점 홈런을 터뜨려 역전승에 기여했다. 히메네스의 가세로 LG는 고민거리였던 우타 거포와 3루 수비수를 모두 보강했다. 히메네스의 존재감 덕에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범위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도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와 투수 앤서니 스와잭을 대체용병으로 데려오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 중 로메로는 2일까지 22경기에서 타율 0.284 5홈런 23타점으로 두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승부 걸어야 할 KIA와 SK도 움직임 포착

한화와 함께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일 KIA와 SK도 용병교체로 새 동력을 얻으려 모색 중이다. KIA는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지만 이미 투수 필립 험버를 포기할 방침을 세워놓은 듯하다. 어차피 투수력으로 승부해야 될 상황인 KIA로서 양현종과 조쉬 스틴슨을 받쳐줄 확실한 선발투수가 절실하다.

SK도 1일 kt전에서 확실한 선발투수였던 트래비스 밴와트가 타구에 맞아 오른팔이 골절되자 비상이 걸렸다. 밴와트의 재활을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 SK는 최대한 빨리 밴와트의 공백을 메워줄 선발투수를 찾아서 김광현 홀로 받치다시피 하는 선발진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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