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하지만 유재석이라고 해서 매번 시청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흠 잡을 데 없는 흥행 파워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독 목요일의 유재석은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때와 달리 눈에 띄게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목요일마다 유재석을 쥐 잡듯 잡아내는 프로그램은 SBS '자기야-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이다. 딱히 시청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톱스타가 출연하거나 매주 게스트가 바뀌는 것도 아니건만 이 프로그램은 지난 2월 설 특집 이후 연달아 '해피투게더 시즌3'를 2위로 따돌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렇다면 SBS 내 '백년손님'의 위상은 어떨까. 한 예능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SBS의 효자 상품이다. 심야 예능이 최근 시청률 3~4% 정도를 넘기기가 힘들다. 그런데 '자기야'는 꾸준이 6~7% 사이를 놓치지 않는다"면서 "아무래도 장모와 사위의 소소한 일상을 그리다 보니 시청률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언급된 대로 '백년손님'은 사위가 처가살이를 체험하고 이 때 생기는 에피소드를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초창기에는 현재 종합편성채널의 대표 아이템인 부부 토크쇼 형식이었다가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창궐하자 형식을 완전히 바꿔 성공한 사례인 것이다.
이런 형식이다 보니 '자기야'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가장 유명한 인물이 천하장사 출신인 이만기 교수다. 그럼에도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등 스타 예능인들이 즐비한 '해피 투게더 시즌3'를 이길 수 있는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백년손님'의 김영식 PD는 "가장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유부남들 중에서는 처가살이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장인-장모들은 사위와 가깝게 지내길 원한다. 이렇게 서로 마음이 다르니 서로 어색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점차 거리를 좁혀 나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재미 요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년손님'의 처가살이 상황은 결국 시청자들의 이야기다.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장인-장모에게 공감을 할 것이고 젊은 세대는 사위의 입장에서 방송을 본다. 세대별로 느끼는 재미 포인트가 달라 골고루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진=S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