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오늘(19일) 부검… 직원 유서에는 “국정원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동료들에 죄송”

입력 2015-07-19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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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오늘(19일) 부검… 직원 유서에는 “국정원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동료들에 죄송”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직원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9일 오후 2시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전날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직원 A(45)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된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사망 원인을 확실히 밝히고자 검찰 지휘를 받아 부검하기로 했다.

또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타버린 번개탄과 함께 발견된 임씨의 사망 직전 동선과 번개탄 구입 경위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경찰은 부검에서 타살 정황이 나오지 않고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번개탄을 구입한 뒤 사망 장소로 이동한 점이 확인되면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부검 등에서 의심쩍은 부분이 발견될 경우 A 씨의 통화내역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 측은 “A 씨가 번개탄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떠한 의혹도 남기지 않고자 부검과 동선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며 “A 씨가 남긴 유서에 대한 공개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낮 12시경 용인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조수석에서 발견된 A4 용지 크기의 노트에 자필로 쓴 유서에는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다.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 하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 “이를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누리꾼들은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이건 무슨 일?”,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당황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전문>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께 동료와 국민들께 큰 논란이 되어 죄송합니다.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합니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하였습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정원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사진=‘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동아닷컴DB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사진=‘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국정원 직원 유서 공개’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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