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선수. 사진제공|KLPGA

박인비 선수. 사진제공|KLPGA


삼다수마스터스 1R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공동선두
고진영은 체력저하로 1오버파 73타 공동 46위
디펜딩챔피언 윤채영 공동 15위로 무난한 출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27)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 첫날 공동선두로 나서며 국내 대회 첫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박인비는 7일 제주 오라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골라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5언더파 67타를 쳐 박채윤과 함께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지난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달성하고 곧바로 귀국했다. 충분한 휴식도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컨디션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샷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경험을 하다보니 요즘은 컨디션에 따른 오차 범위가 줄었다. 지난 주와 이번 주 샷 감각이 100%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지난주에는 퍼트와 쇼트게임이 좋았고 이번 주에도 그린 적응을 못했지만 생각보다 퍼트가 잘 돼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1라운드 결과에 만족해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파5 홀에서 버디를 1개로 기록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프로골퍼들은 파5 홀에서 많은 버디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박인비는 이날 4개의 파5 홀에서 한번도 버디에 성공하지 못했다.

박인비는 “파5 홀에서 버디를 한 개도 하지 못하고 5언더파를 친 것은 좋은 스코어인 것 같다. 내일(2라운드에서)은 전략을 잘 짜서 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와 아직 적응되지 않은 시차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박인비는 여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보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인비는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물을 많이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컨디션 조절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2008년 미 LPGA 투어에서 프로로 데뷔한 박인비는 아직까지 국내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지금까지 13차례 출전했지만 지난해 KB금융 챔피언십 준우승 등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박인비는 “아직 2라운드가 남았고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우승을 얘기하긴 이르다”면서 “내일부터 파5 홀 공략을 잘 하면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정상 컨디션으로 집중력을 발휘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국내 팬들 앞에서의 우승을 기대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박인비와 함께 우승을 다퉜던 고진영(20·넵스)은 시차 적응 및 체력 저하로 인해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46위에 자리했다. 버디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보기만 1개 적어냈다.

고진영은 “샷이 잘 안 됐고 퍼트도 안 됐다. 또 집중력도 흐트러졌고 체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다”면서 “버디 찬스도 거의 없었고 파를 하기에도 급급했다”고 피곤함을 호소했다.

루키 최은우와 박소연, 박유나는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윤채영(28·한화)은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공동 15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 박인비 1라운드 홀별 상황

5번홀(파4·360야드) : D→171Y, 7i→핀 뒤, 3m 1퍼트 버디
9번홀(파4·405야드) : D→131Y, 9i→핀 뒤, 0.1m 탭인 버디
12번홀(파3·155야드) : 8i→핀 앞, 0.8m 탭인 버디
16번홀(파4·411야드) : D→171Y, 8i→핀 좌측, 1.5m 버디
18번홀(파4·358야드) : D→126Y, 피칭웨지→핀 좌측, 뒤 1m 버디

*D : 드라이브샷
*Y : 야드
*i : 아이언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