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방송 금지가요 847곡 해제

입력 2015-08-12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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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암

■ 1994년 8월 12일

방송 관련 뉴스 중 가장 흔한 소식 중 하나는 일부 가요의 ‘방송 부적격 판정’이다. 최근에도 힙합듀오 배치기의 신곡 ‘마파람’이 흑인 비하 등 이유로 KBS로부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한 마디로 방송 금지곡이다. 각 방송사는 자체 심의관련 기구를 두고 대중음악과 뮤직비디오 등에 대한 심의를 벌이고 있다. 이미 1996년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제가 사라지면서 금지 음반 역시 사라졌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각 방송사의 심의로 방송 금지곡은 여전히 남아 있다.

1994년 오늘 방송위원회가 방송 금지가요 1752곡 중 847곡을 해제했다. 표절 혐의를 받은 일부 노래와 왜색가요 등 237곡을 제외한 1515곡을 재심의한 결과였다. 방송위원회는 그에 앞서 6월 당시 박원웅 MBC레코드실 담당 부국장을 비롯해 강민구 KBS 라디오2국 PD, 이해성 SBS 라디오국 제작위원, 팝음악 평론가 서병후씨 등 방송사 PD 및 대중음악 전문가로 구성된 외국가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방송가요실무협의회를 통해 금지가요와 팝음악 등에 대한 전면 재검토 작업을 벌였다. 이에 따라 시대변화에 맞춰 금지 사유가 시대 변화에 맞지 않거나 그 정도가 미미한 노래를 중심으로 해제 조치를 취했다.

월북작가의 노래 64곡, 외국 가요 783곡이 대상이었다. 조명암(사진)이 가사를 쓴 ‘낙화유수’ ‘황포돛배’ ‘무정천리’ 등이 대표적이었다. 또 비틀스의 ‘레볼루션’과 밥 딜런의 ‘블로잉 인 더 윈드’ 등 반전 및 불온적인 내용을 담은 197곡을 포함해 ▲애니멀스의 ‘더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 등 불건전한 내용을 노래한 177곡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등 폭력범죄를 조장하거나 범법행위를 묘사한 노래 127곡 ▲제퍼슨 스타십의 ‘블랙 위도’ 등 불건전한 성적 표현을 담은 100곡 등도 해금됐다. 이 밖에도 로버타 플랙의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 유어 페이스’ 등 좌경작가 및 적성국의 노래 51곡, 환각제 마약 사용을 묘사한 16곡, 반사회적 가사를 담은 115곡 등도 있었다.

월북작가들의 노래는 1987년과 1988년 일부 해제된 이후 방송에서도 금지의 조치에서 해제되면서 완전한 해금의 빛을 봤다. 특히 북한작가동맹 중앙위원과 교육문화성 부상 등을 지낸 조명암의 노래는 오랜 세월 방송 금지에 묶여 있었다. 훗날 그가 ‘꿈꾸는 백마강’ ‘알뜰한 당신’ ‘바다의 고향시’ ‘선창’ 등을 쓴 사실도 밝혀졌다. 그의 친딸로 확인된 조모씨가 저작권을 갖고 있기도 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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