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치던 손시헌의 기막힌 반전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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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시헌. 스포츠동아DB

후반기 타율 0.313…그를 변화시킨 2가지
“수비만 잘해도 돼” 김경문 감독의 신뢰
“팀을 위한 야구” 밑바닥서 깨우친 교훈


NC 손시헌(35)이 올 시즌 기막힌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에는 ‘1할 타자’였다. 전반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1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달라졌다. 7월 21일부터 후반기 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3에 3홈런 21타점을 올리고 있다. 전반기 82경기에서 타율 0.201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린 탓에 아직도 시즌 타율은 26일까지 0.232에 불과하지만, 후반기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전반기 손시헌

NC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 손시헌의 부진에도 끝까지 신뢰를 보였다. 김 감독은 “(손)시헌이가 내야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손)시헌이는 수비만 잘하면 된다”며 꾸준히 경기에 내보냈다. 손시헌도 그라운드 위에서만큼은 경기에 몰두했다. 그러나 고민은 많았다. 2003년 두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올해까지 이토록 깊은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는 시즌 도중 “감독님, 팀 동료들에게 미안해도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너무 미안해서 표현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손시헌은 미안한 만큼 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올 시즌 내내 입버릇처럼 “올해 타율은 버렸다”고 얘기했다.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야구선수들은 매일 같이 숫자로 평가된다. 어제 잘 해도 오늘 못 치면 비난이 쏟아진다. 그도 “선수들은 ‘팀이 우선’이라고 말은 해도 개인성적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올해는 정말 마음을 비웠다. 타율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때부터 진짜 팀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후반기 손시헌

손시헌은 지금도 오직 팀을 위해 뛰고 있다. 원래도 고참으로서, 또 ‘내야의 핵’ 유격수로서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선수였지만, 올 시즌에는 더욱 개인성적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후반기에만 21타점을 추가하며 팀 하위타자들 중 가장 많은 시즌 48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역시 손시헌은 모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NC는 좋은 팀이다. (박)민우, (김)종호가 출루해 뛰어주고, (나)성범이, 테임즈, (이)호준이 형이 다 해결해준다. 우리 중심타자들은 뛰기까지 한다”며 “내가 타격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도록 열심히 치고 뛰어준 동료들 덕분에 올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있지만, 팀을 위해 플레이하는 마음을 또 하나 배우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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