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창의 “‘여자를 울려’ 봤습니다”

입력 2015-09-05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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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창의(35)가 부드럽고 착실한 이미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8월30일 종영된 MBC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정덕인(김정은)이 운영하는 밥집 앞 고등학교 교사 강진우로 분해 열연했다. 앞서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속 정태원은 배려심 많고 정 많은 성격인 아웃도어 매거진 대표다.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선 동성에게 흔들리는 용모 단정한 내과 의사 양태섭으로 분했다.

이처럼 송창의는 반듯한 역할을 소화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배우로선 한계일 수도 있는 이미지의 굴레지만 그는 “여전히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여자를 울려’에서 이순재 선생님과 작업하면서 배운 점이 많아요. 엄청난 작품들을 하셨지만 대본에 대한 충실함, 책임감이 대단하세요. 저 역시 놓치지 않고 가져가려는 게 있다면 초심, 충실함입니다. 착한 이미지에 대해 당장의 득과 실을 따질 수는 있겠죠. 근데 긴 마라톤을 하는 느낌이에요. 아직 해야 할 작품이 많아요. 아직 저는 배워가는 과정 위에 있는 셈이죠. 전작인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에선 일곱 살 아이 모습을 연기했어요. 이미지를 생각했으면 그런 작품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여자를 울려’ 역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 과정 중 하나였다.

“치열한 멜로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대사도 문학적이었죠. 무엇보다 가장 큰 성취감은 제가 아빠 역할을 정서적으로 이해했다는 겁니다. 다음 작품이 무엇이든 잘 넘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거 같아요. 전작에선 어린 아이의 아빠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고등학생 아들이 생겼어요.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감독님이 ‘연기 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그 말을 작품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 했죠. 나이 들어 보이려고 체중을 늘려볼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해결책이 아니더라고요. 제가 가진 정서로 역할을 감정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또래 친구들 대부분이 결혼을 해 부모가 됐다. 송창의는 “결혼 적령기가 지났다. 좋은 인연이 있으면 불현듯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며 아빠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또 ‘여자를 울려’에선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순정남이었지만 실제 그는 여자를 울려 본 경험이 있는 남자였다.

“군대에 있을 때 울려 봤습니다. (웃음) 직설적으로 이별을 표현하지 않아요. 깊이 사랑하는 편이라 마음 아프게 헤어지는 편이죠. 싸움이 반복되다보니 서로 지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제 성격상 오글거리는 말을 잘 하지 못해요. 대사는 드라마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여자를 울려’ 초반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데뷔 후 13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직업이니까요”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송창의는 무대와 방송을 오고가는 활동 방식으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있었다.

“당분간은 무대에 설 거예요. ‘블러드 브라더스’를 마치고 드라마 두 편을 연달아 했더니 지치더라고요. 드라마만 하는 거 힘들어요. 감정 소진이 상당하거든요. 어쩌면 제가 다작할 수 있는 것도 공연과 겸하니까 가능한 거 같아요. 공연을 하면 큰 에너지를 받거든요. 드라마와 공연 모두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공연은 좀 더 감정을 발산할 수 있죠. 작품을 선택할 때 전체적인 메시지를 보는 편이에요. 장르적 성격이 강한 드라마를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출연하겠죠? 그렇게 계속 연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캐릭터 자체가 주목받는 일도 생길 거예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와이트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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