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밥 백선생’ 고민구 PD “100가지 레시피 소개하는 게 목표”

입력 2015-09-22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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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까지 하고 싶어요.”

고민구 PD(42)는 tvN ‘집밥 백선생’(이하 ‘백선생’)을 통해 100가지 집밥 레시피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밥 백선생’은 지난 1일 시청률 7.9%를 기록하며 수치를 경신했다. 특히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쿡방의 최강자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닐슨코리아, 케이블, 위성, IPTV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필두로 김구라·윤상·윤박·송재림이 ‘백선생’의 제자로 등장한다. 물론 백종원 연구가의 인기는 프로그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세트장 조명부터 자막, 레시피 선정에 이르기까지 고민구PD의 손길이 없었다면 ‘백선생’은 미완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싶다.

“‘백선생’은 판타지예요. 카메라맨들이 가끔 비치는데 저는 그것조차 제외시키려고 하죠. 시청자가 진짜 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거든요. 스태프들이 시식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아쉽지만 편집했죠. ‘내 집 부엌’이라는 공간의 판타지를 지키고 싶어요. 스튜디오 조명도 리얼하게 채광을 구현해보려고 했죠. 다른 부분은 몰라도 세트장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뿌듯해요.”

사진제공|CJ E&M


‘백선생’ 녹화는 평균 5시간동안 진행된다. 타 예능프로그램보다 수월한 편이다. 비결은 NG가 없는 것. 고 PD는 “집에서 밥을 하는데 NG가 날 일이 없다”며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그는 “시청자 마음에 와 닿는 요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백선생’ 기획의도를 말했다.

“기획 당시 회사에선 반신반의했어요. 이미 먹방이 포화상태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백종원 연구가의 요리 철학이 ‘백선생’과 딱 맞아 떨어졌어요.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진 어려운 레시피들은 저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음식 문화와는 동떨어져있거든요. 방송에 나오는 종이컵, 숟가락으로 간을 맞추는 것도 제작진 아이디어죠. 요리가 도식화, 수치화되지 않길 바랐거든요.”

고 PD는 ‘백선생’을 연출하던 도중 기러기 아빠가 됐다. 언론인 아내가 1년 해외 연수를 떠나면서 두 아이들과 함께 떨어져 지내게 된 것이다. 출연자인 가수 윤상과 비슷한 처지다.

“윤상 씨랑 비슷해요.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눠요. (웃음) 방송 일을 하면 집밥을 거의 먹지 못하죠. 주말도 없으니까요. 대학생 때부터 자취를 해봐서 어머니에게 배운 기본적인 찌개 요리를 할 줄 알아요. 기러기 아빠가 된 후에는 혼자 스테이크를 구워먹기도 하죠.”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 PD는 KBS에서 13년 PD로 지낸 후 CJ E&M으로 이직한지 2년차다. 고등학생 시절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PD직을 희망하게 됐다. ‘놀면서도 돈을 번다’는 고등학생다운 생각 덕분(?)이다. 그는 “성공여부를 떠나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PD가 되고 싶었다”고 초심을 되돌아봤다.

“저는 제주도 출신이에요. 문화적으로 비평등함을 경험해봤죠. 미디어가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해요. ‘백선생’은 이런 저의 꿈과 아주 부합하는 프로그램이죠. 특히나 저는 음식으로 계급이 나눠지는 걸 싫어해요. 음식점 분위기가 사람보다 위압적인 것도 별로고요. 일상적인 재료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아직까지는 ‘백선생’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다른 계획은 없죠. ‘백선생’ 100회를 완성해서 시청자에게 유용한 집밥 팁을 100가지 주고 싶거든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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