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예능④] ‘무한도전’의 우토로 마을·‘1박2일’의 전국국보일주

입력 2015-10-0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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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사진출처|MBC 방송화면 캡쳐

■ 소셜테인먼트가 뜬다

이제 예능프로그램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잊혀진 이슈를 일깨우기도 한다. 그 변주의 핵심에 ‘소셜테인먼트’가 자리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외딴 섬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유골이 매장된 다카시마 공양탑 주위의 길이 이르면 이달 말 새롭게 정비된다. 광복 70년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이 곳이 세상에 알려진 결정적 계기는 MBC ‘무한도전’이었다.

9월 초 방송에서 멤버 하하와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다카시마 공양탑을 찾았다. 잡초로 우거져 탑은커녕 길조차 찾기 어렵게 방치된 모습은 그대로 방송됐고 이후 시청자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모여 ‘공양탑 길 정비 모금’으로 이어졌다. 당초 목표액은 1000만원. 9월30일 현재 1800만원이 모였다.

앞서 ‘무한도전’은 일제강점기 강제 이주지역인 우토로 마을을 소개해 잊혀진 현대사의 비극을 대중 앞에 내보였다. 예능프로그램 특유의 친근함이 더해져 소개된 아픈 역사는 ‘공감’과 ‘반성’의 분위기를 마련했다.

KBS 2TV ‘1박2일’ 역시 쇼셜테인먼트에 충실한 예능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올해 4월 진행한 ‘전국국보일주’는 전국에 흩어진 문화유산을 찾아 그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해 해외 명소를 찾는 여행프로그램이 범람하는 가운데 우리 역사의 가치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사회적 이슈를 던진 예능프로그램의 뿌리는 1990년대 중반 등장한 ‘에듀테인먼트’. 오락적 기능에 ‘교육적’ 내용을 담은 MBC ‘일밤’의 ‘이경규가 간다’는 교통법규를 지키는 이들을 찾아내 ‘양심냉장고’를 선물했고, MBC ‘느낌표’의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전국에 독서 열풍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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