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가 잘 끊은 ‘국내 첫 돔 콘서트’ 테이프…지속 방안 필요

입력 2015-10-10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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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그룹 엑소가 국내 첫 돔 콘서트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엑소는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5 EXO-Love CONCERT in DOME'를 개최했다.

약 2만 2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시작한 이날 콘서트는 엑소의 정규 2집 타이틀곡 'Call Me Baby'를 시작으로 'XOXO', '나비소녀', 'Thunder', '으르렁', '중독', 'Lole Me Right' 등의 1, 2집과 미니앨범의 대표곡들을 고루 선보였다.

또한 레이와 찬열, 수호, 세훈, 카이, 디오의 개인 무대와 백현, 첸, 시우민의 유닛 무대 등 각 멤버별 특별무대가 이어져 현장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엑소는 앙코르로 'Tender Love'와 'Lucky'를 들려준 후 두 시간에 걸친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역시나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돔 콘서트'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돔 구장이자 2016년부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홈 구장으로 쓰이게 될 고척 스카이돔은 그라운드내 좌석 혹은 스탠딩석 등을 고려하면 약 2만2~3000여명을 수용할수 있는 규모로, 이는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실내 공연장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수용인원인 1만여명의 두 배를 뛰어넘는 규모이다.

자연스럽게 엑소는 국내 최초로 돔 콘서트를 개최한 그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역대 실내 공연장 단일 콘서트 중 역대 최다 관중을 모은 그룹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획득하게 됐다.

엑소,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또한 이날 콘서트는 엑소 스스로에게도 영광스럽고 의미있는 공연이겠지만 많은 공연 기획사와 가요 관계자들 역시 눈여겨 볼만한 공연이었다.

혹여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을 기획할 경우 무대 위치나 음향, 접근성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실제 야구장으로 쓰일 고척 스카이돕 답게 좌우측 펜스까지 98m, 중앙 펜스까지 118m에 달하는 규모는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360도 공연이나 인근 강변 부지까지 활용할 경우 일본의 섬머소닉과 같은 도심형 페스티벌의 개최 가능성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경우로, 고척 스카이돔이 일본의 도쿄돔처럼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공연장으로서도 상징적인 장소가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상당부분 존재했다.

일단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계속해서 지적된 혼잡도의 급장과 접근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콘서트 수 시간 앞두고 고척 스카이돔 일대는 일반 시민들까지 상당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또한 돔 구장의 특성상 종종 음이 뭉개지거나 반향이 심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 첫 돔 콘서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후 공연 노하우가 쌓이면 점점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문제는 과연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을 얼마나 개최할 수 있겠냐는 것으로, 말이 2만 2000명이지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그룹만 해도 손에 꼽는 국내공연 시장을 고려할 때 엑소와 빅뱅과 같은 최정상급 아이돌이나 조용필과 이문세 같은 레전드급 가수 일부를 제외하면, 이정도 티켓파워를 지닌 가수는 다섯 손가락을 넘기기 힘든 수준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체조경기장급 규모 이상에서 공연을 진행한 내한가수는 폴 매카트니와 본 조비, 마룬5, 뮤즈 정도로, 단순 계산으론 국내외를 모두 합쳐도 한 해 동안 1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프로야구 시즌 일정까지 따져야 해 연간 10회 공연도 빠듯해 보인다.

물론 고척 스카이돔의 주요 사용 목적은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이고 공연장으로의 활용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하지만 도쿄돔의 경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쓰이면서도, 매년 다양한 공연과 행사 등이 이어지며 도쿄를 넘어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당장 2만석 규모를 채울 수 있는 그룹을 뚝딱 만들어내거나, 레전드급 가수들의 내한공연을 급격히 늘릴 수는 없겠지만, 여러 그룹의 합동 콘서트나 패션, 영화, 방송 등과 결합한 이벤트 등 모처럼만에 생겨난 2만석 규모의 실내공연장을 최대한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때이다.

고척 스카이돔,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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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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