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위-두산 쇼핑관광 MOU…왜 하필 지금?

입력 2015-10-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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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4일부터 실시한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에 한국방문위원회가 설치, 운영했던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의 이벤트 센터. 사진제공|한국방문위원회

지난 8월 14일부터 실시한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에 한국방문위원회가 설치, 운영했던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앞의 이벤트 센터. 사진제공|한국방문위원회

면세점 사업자 선정 앞두고 형평성 논란
경쟁 후보사 “공정한 게임의 룰 지켜져야”
한국방문위 “관광 발전 위한 순수한 의도”


“왜 하필 지금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롯데 신세계 SK 두산 등 재계 그룹의 자존심 싸움이 된 서울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주관하는 한국방문위원회의 행보가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방문위원회는 12일 ㈜두산 및 두산타워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쇼핑관광 활성화 위해 두산과 손잡아’란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이번 협약으로 동대문의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 바란다”며 “위원회도 관광객의 동대문 방문을 돕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 홍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서울 면세점 선정을 놓고 소공동·잠실의 롯데, 명동의 신세계, 동대문의 두산과 SK가 첨예한 경쟁을 벌이는 지금, 특정 후보와 쇼핑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냐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한국방문위원회가 두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12일, 롯데와 두산은 잇따라 대표가 직접 나서 면세점 사업 역량과 포부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현재 매년 실시하는 전국 규모의 관광객 쇼핑 프로모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비롯해 범정부차원에서 지자체와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K-스마일’ 캠페인 등을 주관하고 있다. 이처럼 관광산업의 주요 이벤트와 캠페인을 담당하는 기관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에 대해 다른 후보 기업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면세점 사업자를 신청한 한 기업 관계자는 “왜 하필 지금 그런 협약을 맺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경쟁이 치열해 아주 작은 차이로 우열 가려질 수 있는데,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방문위원회는 특정 기업 지지가 아닌 관광 활성화를 위한 순수한 의도라고 해명했다. 한국방문위원회 한경아 사무국장은 12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리아그랜드세일 때 두산타워가 이벤트센터를 운영하도록 광장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도움을 많이 주었다”며 “코리아그랜드세일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도움을 바라는 순수한 뜻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산타워 전창수 홍보팀장도 “한국방문위원회와 코리아그랜드세일을 통해 협력을 많이 해 향후 동대문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힘쓰자는 의미”라며 “업무협약을 확대해석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9월25일 신청을 마감한 서울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관세청이 제출받은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를 한 뒤, 11월 초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과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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