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될 성 부른 이방원은 떡잎부터 다르다?

입력 2015-10-13 08:1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육룡이 나르샤’ 남다름, 될 성 부른 이방원은 떡잎부터 다르다?

‘육룡이 나르샤'가 아역 남다름의 맹활약에 힘입어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를 위한 추진력을 얻었다.

12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 3회는 세 번째 용 이방원(유아인/아역 남다름 분)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아버지를 존경하던 소년 이방원의 변화가 촘촘하게 그려졌다. 마지막 반전은 소름까지 유발하며 시청자를 불러 모았다.

이날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천호진)와 함께 함주로 돌아가는 대신, 개경에 남아 성균관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이방원은 자신이 두 눈으로 본 “진짜 잔트가르” 정도전(김명민)처럼 되기 위해 성균관으로 갔고 똑같은 세상을 꿈꾸는 유생들과 마주했다.

“가두면 가둘수록 더욱 더 살아 움직이라”는 스승 홍인방(전노민 분)의 외침은 이방원 마음에 불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방원은 허강(이지훈 분)을 비롯한 여러 유생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성장해갔다. 하지만 이방원의 배움과 성장에 걸림돌이 생겼다.

길태미(박혁권 분)의 아들 길유(박성훈 분)와 몇몇 유생들이 맹자의 말씀을 공부하는 성균관 유생들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 이들은 명나라에서 맹자를 금지시켰다는 이유로 성균관 내 맹자강독 모임의 유생들에게 해코지를 했다. 맹자의 서책을 스스로 태우도록 강요했고, 차마 불을 붙이지 못하는 유생의 이마에는 ‘사문난적’(유교의 질서와 학문을 어지럽히는 사람)이라는 자문을 새겼다. 급기야 ‘사문난적’ 자문이 새겨진 한 유생은 스스로 목을 매고야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이방원은 스승으로 믿고 따르던 홍인방의 변절을 목격했다. 홍인방은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권문세족의 곁에 섰다. 이방원은 홍인방에게 “소생은 선하기 보다, 정의롭고자 합니다”라고 외쳤다.

이토록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허강이 살인누명을 쓰게 됐다. 길유 패거리3인이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 그들의 사체 옆에는 허강의 것으로 보이는 옷고름 일부가 놓여 있었다. 허강은 그대로 관아에 끌려갔고, 비열한 권문세족 길태미는 허강을 빌미 삼아 허강의 아버지를 협박했다. 결국 허강은 풀려났지만 길태미는 수많은 백성들의 땅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모두 사대부였지만 변절한 홍인방이 꾸민 짓이었다. 하지만 정작 홍인방이 살인을 사주한 사내는 길유 패거리를 죽이지 못했다. 이미 누군가가 먼저 와서 그들을 죽인 것. 진짜 범인은 이방원이었다. 그 후 이방원은 홀로 나뭇가지를 꺾은 뒤 씁쓸한 핏빛 웃음을 지으며 “이제 시작이지비”라고 외쳤다.

‘육룡이 나르샤’ 3회는 훗날 조선의 철혈군주가 되는 이방원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순수하던 소년이 파란만장한 현실 속에 내던져지고, 이익에 따라 몇 번이고 자신의 자세를 바꾸는 인물들 속에서 변화했다. 그 변화는 치열하고도 냉혹했다. 이인겸(최종원 분)에 대한 복수심에 나무를 심고, 악인들을 죽인 뒤 피 묻은 손으로 나무를 꺾는 이방원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방원이 변화가 더욱 강력한 느낌을 선사할 수 있었던 것은 촘촘하고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 덕분이다. 인물과 상황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됐으며, 앞 뒤 사건들의 인과관계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탄력이 붙은 스토리에, 역대급 캐릭터 이방원이 숨을 불어넣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아역 배우 남다름의 열연이 이 전개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한편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의 바통터치가 진행될 ‘육룡이 나르샤’ 4회는 13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제공=S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