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 일찍 접한 아이들 ‘근시 위험’

입력 2015-11-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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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기기가 당신의 눈을 습격한다|<하>조절장애 & 망막변성


장시간 스마트폰 보면 눈 조절장애 원인
시야 흐려지고 근시·시력 감퇴 등 증상
블루라이트 과다 노출은 망막변성 유발


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영상단말기 사용 증가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VDT증후군은 손목, 거북목, 근막통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지만 단말기에 직접 노출되는 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VDT증후군의 대표적인 3대 안질환은 안구건조증과 조절장애, 망막변성이다. 11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 날’. ‘눈의 날’을 맞아 VDT증후군 관련 안질환의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 장시간 VDT작업 땐 눈 초점 기능 떨어져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근거리에서 오랜 시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눈의 초점을 정확하게 맺는 기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눈의 조절장애로 눈 속 렌즈인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눈을 많이 사용하는 VDT작업은 초점을 맺기 위해 눈 속 근육들의 긴장이 심화돼 작업 이후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한 국내 연구 결과 정상인이 VDT관련 작업을 90분간 수행했을 때, 눈의 조절 긴장시간이 증가해 작업 이후 정상 수준의 눈 조절기능이 회복하기까지 약 30분이 걸렸다.

조절장애가 발생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진다. 또 먼 곳을 보이나 가까운 곳은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이나 메스꺼움 구역질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장시간의 연속적인 VDT작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절장애는 조절 마비제(안약)와 근거리용 안경을 사용하면 호전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오재령 교수는 “VDT 조절장애는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조절장애가 가성근시(가짜근시)를 거쳐 진성근시(진짜근시)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 블루라이트 과다 노출 땐 망막변성 가능성

스마트폰, TV등의 디지털 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눈을 블루라이트(Blue-Light)에 더 과다하게 노출시켜 눈의 피로 증가, 시력저하 등을 유발해 망막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짧은 파장(380-500nm)을 가지는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증가해, 눈 건강에 치명적인 광손상을 쉽게 일으킬 수 있다. LED 조명과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TV,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발생한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천장에 백색 LED조명등을 설치한 사육장과 빛이 차단된 사육장에 28일 동안 실험용 쥐를 사육한 결과, 백색 LED 조명등이 설치된 사육장의 쥐에서 심각한 망막손상이 발견됐다. 백색 LED에 노출된 실험 쥐들의 외과립층, 내과립층, 신경절세포층, 망막색소상피 등 망막을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의 손상이 관찰됐다.

특히 일생동안 반복되고 누적된 블루라이트로 인한 손상은 망막을 손상시키고 망막 내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 부분의 조직을 변형시키는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황반변성은 일반적으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인데,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에 변성을 일으켜 시력을 감소시키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등을 일으켜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질병이다.

대한안과학회 박성표 홍보이사는 “VDT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할 경우, 매년 급증하고 있는 노년층의 황반변성 환자 증가율은 추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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