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뒤처진 한국육상…결국 자신과의 싸움

입력 2015-1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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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 사진제공|광주U조직위

김국영. 사진제공|광주U조직위

7. 육상

세계기록 접근율 평균 男 92%·女 88% 수준
체격조건 차이? 중국 수빙텐도 9.99초 뛰어
자기관리 능력, 최적 경기력 발현에 큰 영향

인간의 성장단계를 살펴보면, 태어나서 하늘을 보고 누워 있다 차츰 손과 발로 기고, 이어 두발로 걸은 뒤 마침내 달리는 과정을 거친다. 달린다는 것은 맨몸으로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이동수단이며 힘의 우위를 겨루는 강력한 경쟁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누가 더 빨리 달리는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관심사이면서 상대를 제압하는 중요한 무기로 사용돼 왔다. 특히 10초 이내에 폭발적인 스피드로 마감되는 100m는 인간의 최대능력을 시험하는 시험무대이자 육상의 꽃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로 주목받았다.

육상은 트랙과 필드, 도로경기와 혼성경기로 나눌 수도 있으며 다른 방법은 트랙(혼성 포함), 도약, 투척, 마라톤, 경보로 나뉘기도 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도 육상은 남자 24개 종목, 여자 23개 종목으로 총 47개 세부종목으로 구성되어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육상에서 메달과는 거리가 있는 현실이라 아쉬움을 더한다. 참고로 육상 세부종목의 남여차이는 남자에게만 있는 50km 경보 뿐이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장비나 기구를 사용하는 종목들이 많이 발달했지만 이처럼 원초적인 움직임인 육상에 대한 관심은 선진국일수록 인기가 높다. 그 이유가 뭘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개·은 7개·동메달 7개 총 28개의 메달로 금메달 중심 순위로는 5위, 총 메달 순위로는 공동 9위를 차지하며 TOP10을 유지했지만 육상은 기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역대 올림픽에서도 육상에서의 메달은 마라톤 이외의 종목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며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마라톤도 현재는 중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록은 달리기에서 20년 이상 기록이 갱신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특히 남자선수들의 경우는 기록이 상당히 오랫동안 정체돼 선배들의 기록을 후배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여자선수들은 조금씩 향상도가 커지고 있으나 아시아 기록이나 세계기록과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국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기록과 아시아 및 세계기록과의 차이를 살펴보자. 한국육상의 기록 접근율은 남자의 경우 아시아기록에 평균적으로 95.8%, 세계기록에 92.2%도달해 있다. 여자는 아시아기록에 평균적으로 91.5%, 세계기록는 88.3% 접근했다. 남녀 모두 기록차이가 크며 특히 여자선수들의 기량차이가 상대적으로 더 큰 현실이다.


특히 달리기 기록보다는 투척에서의 차이가 크고, 남자선수들보다 여자선수들의 기량차이가 더욱 도드라진다. 세부종목별로 살펴보면, 남자와 여자 모두 원반던지기에서 가장 기량차이가 크게 나타났고, 남녀 모두 마라톤에서 기록접근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시즌 최고기록이 아닌 한국기록 기준비교로 현실과는 큰 격차가 있으므로 이렇게 큰 기량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전략이 절실하다.

그러면 ‘한국육상은 왜 이렇게 약할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된다. 한국은 왜 잘 달리지 못할까? 체격조건이 좋지 않아서? 아니면 유전적 요인 때문에?

체격적인 조건은 이미 문제가 되지 않음이 2015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증명됐다.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국의 쑤빙텐은 100m에서 9.99초를 뛰었으니 체격조건에서 밀린다는 이야기는 할 수가 없다. 단거리는 10초 이내의 짧은 시간동안 폭발적인 스피드를 필요로 하는 경기이므로 근육형 선수들이 많다. 이러한 근육은 키와 몸무게 비율로 추정할 수 있는데 신체질량지수라고 하는 BMI 로 비교한다. 이것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주는 값으로 값이 크면 상대적으로 많은 근육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금·은·동메달리스트들의 나이를 비교한 결과 가장 젊은 메달리스트는 남자 멀리뛰기 19세, 여자 500m 20세였다. 가장 연장자는 남자 100m, 200m, 3,000m, 해머던지기, 창던지기종목의 33세였으며, 여자는 장대높이뛰기선수로 34세였다. 이처럼 도약과 투척에서는 노련미와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해 30대에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단거리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겨루는 경주에서도 30대에서도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현대 육상에서는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문제는 아니다. 자기자신을 얼마나 잘 절제하고 관리하는지의 조절능력이 최적 경기력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성봉주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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