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공연 결산②] 무대에서 TV로, TV에서 무대로 향한 스타

입력 2015-12-31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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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가수와 배우가 뮤지컬, 연극에 도전하고 뮤지컬, 연극배우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것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유준상, 조승우, 조정석, 송창의, 박건형, 박해미 등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에도 수많은 배우들이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의 경계선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이들의 노력으로 어느새 문화 장르의 벽은 낮아지고 있고 경계선은 흐려지고 있다.


● 유연석·심형탁·남보라·빅스 켄 등 브라운관에서 무대로 온 ★

공연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 스타 캐스팅. 대중들에게 유명한 배우들의 무대 연기 도전이란 공연 제작사에게 있어서도 주요 마케팅 중 하나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작품보다는 출연하는 배우가 누구인지가 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스타, 아이돌들이 무대에 서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실력이다. 공연의 질과 관객들의 눈이 높아진 만큼 함부로 캐스팅을 할 수도 없어졌고 스타들 역시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유명세보다 노력과 실력이 더 도드라지게 보였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로 상업뮤지컬에 첫 도전한 배우 유연석은 타고난 가창력으로 무대에서 매력을 뽐내고 있다. 노래로만 극을 진행하는 ‘송스루 뮤지컬’이라 총 29곡을 소화해야했던 그는 대학 시절 작품을 하며 쌓아왔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기분 좋은 첫 시작을 알렸다. 함께 작품을 하고 있는 조재윤 역시 감초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캐릭터 ‘미니언즈’의 ‘뚜찌빠찌뽀찌’로 시청자들을 발칵 뒤집어놓은 심형탁 역시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스러운 사건’으로 무대 연기에 도전했다. 대중들에게는 ‘도라에몽 덕후’로도 잘 알려졌지만 TV드라마에서 이미 출중한 연기 실력을 쌓아둔 심형탁은 연극에서 자폐아 ‘크리스토퍼’의 아빠 역을 맡으며 진한 부성애를 연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년 만에 부활한 연극 ‘택시 드리벌’로 첫 연극에 도전한 배우 남보라 역시 ‘첫사랑’의 매력을 뽐냈다. 극중 주인공의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화이’ 역을 맡은 그는 맑은 목소리와 순수함으로 감성 연기를 펼쳤다. 아이돌 그룹 빅스 켄은 뮤지컬 ‘체스’로 데뷔를 치렀다. 세계 체스 챔피언인 아니톨리 세르기예프스키 역을 맡았던 켄은 첫 도전이지만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 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뮤지컬 ‘신데렐라’에서도 왕자 역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 강하늘·배해선·최재웅·진선규 등 대학로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장악력

최근 TV 채널을 돌리면 뮤지컬, 연극에서 봤던 배우들을 심심치않게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다. 배우들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영상 매체로 눈길을 보내거나 연예 매니지먼트사에서도 브라운관, 스크린에서도 가능성이 보이는 실력 있는 대학로 배우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 tvN ‘미생’에서 활약한 강하늘은 2015년 스크린과 연극 무대에서 또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쎄시봉’, ‘스물’, ‘순수의 시대’ 등으로 봄 스크린에 연달아 출연하며 충무로 핫스타 반열에 올랐고 이로 인해 연극 ‘헤롤드 앤 모드’도 입소문이 나며 대성공을 시킨 주인공이 됐다. SBS ‘용팔이’에서 황 간호사를 맡았던 배우 배해선 역시 밀리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첫 드라마지만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은 사로잡은 그는 ‘용팔이’의 주인공인 주원, 김태희와 못지않은 화제성을 몰고 갔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여장남자 ‘아가씨’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최재웅 역시 ‘씬스틸러’로 자리 잡았다. ‘마을’의 이용석 PD는 최재웅의 ‘헤드윅’을 보고 그를 ‘아가씨’ 역으로 발탁했다. 최재웅은 극중 평소에는 ‘치맥’을 좋아하는 순박한 아저씨였지만 밤에는 섬뜩한 살인마가 되는 극과 극의 연기를 펼치며 대중들에게 눈길을 샀다.

최근 ‘육룡이 나르샤’의 진선규 역시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은연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초반 이방원(유아인 분)을 심문했지만 정작 정도전(김명민 분)의 사람이라는 반전을 심어준 그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샀다. 정도전과 함께 이성계를 추대하여 조선의 개국에 협력하는 남은 역을 맡은 진선규는 ‘쓰리데이즈’에서 신경수 PD와 첫 호흡을 하며 연기로 신뢰를 얻어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함께 하게 됐다. 진선규는 드라마 종영 시까지 활약할 예정이다.

‘육룡이 나르샤’ 신경수PD는 대학로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이유에 대해 “공연을 보면서 드라마에 어울릴 만한 새로운 얼굴을 찾는다. 전작 ‘쓰리데이즈’에서도 연극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라며 “이미 무대에서 그들이 하는 연기를 보며 역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연기력에 대한 문제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역시 “차근차근 연기를 시작해 무대 관객으로부터 연기를 인정받은 배우들이기에 연기적인 면에선 주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나무랄 데 없다”라며 “초반엔 인지도 때문에 우려도 표하는 현장 스태프들도 대학로 배우들의 활약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GnG프로덕션, 엠뮤지컬컴퍼니, 샘컴퍼니,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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